[사설] ‘하동 쌀 수출’ 재배면적 감축 돌파구 되길
하동 쌀이 일본 수출길에 올랐다고 한다. 브랜드 ‘섬진강 쌀’ 별-천-지 3단계 중 최상등급인 ‘별’ 40t이 20일 선적됐다. 지난해까지 총 11개 나라에 수출됐던 쌀이 일본에 처음 진출하면서 수출국이 12개국에 이르렀다. 하동 쌀 일본 수출은 정책과 대응의 승리로 읽힌다. 일본도 쌀 소비량은 줄지만, 생산량 저하와 정부의 공급 대응 미흡 등으로 쌀값이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수급 불안정이 심했다. 하동군은 이 점을 파고들었다. 하동 쌀은 지리산 자락과 섬진강의 맑은 물, 건강한 토양에서 생산된 최상의 미질을 자랑한다. 건조부터 도정까지 품질 관리가 철저하며, 신선도에 유통망까지 갖췄다.
하동 쌀의 일본 수출에 주목하는 이유는 매년 반복되는 쌀 공급과잉을 해소하고, 쌀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전국 8만㏊ 재배면적 감축을 목표로 지난 2월 정부가 발표한 ‘벼 재배면적 조정제’의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경남에서도 정부 정책에 대해 경남도의회, 사천시의회 등이 정책 철회를 촉구하는 건의안을 채택한 데다 농민단체 등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내달 출범하는 새 정부가 어떤 정책을 세울지 모르지만, 경남도의 경우 올해 감축면적으로 7007㏊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경남도 재배면적 6만2479㏊의 11% 수준에 이른다.
하동 쌀 수출은 ‘쌀 수출량에 따라 일정량을 벼 재배면적 감축 실적으로 인정’하는 정부 정책에 가장 근접한 모델로 보인다. 하동군은 지난 2023~2024년 쌀 621t을 수출, 벼 재배면적 101㏊ 감축 성과를 거뒀다. 하동군에 올해 할당된 벼 재배면적 감축은 422.9㏊이다. 올해 일본에만 280t을 수출하는 등 쌀 수출 목표 700t을 달성하면 135㏊가 감축 실적으로 인정돼 감축면적이 287.9㏊로 준다. 밭농사에 비해 논농사가 공정이 간단하고 손이 덜 간다는 점에서 농민으로서는 대체작목 재배로 갈아타기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유통 경쟁력 강화 시책, 포장·운송비·인증 비용 등 연관 시스템을 갖춘 쌀수출로 벼 재배면적 감축의 돌파구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먼 길 같지만, 가장 가깝고 정직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Copyright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