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빅텐트…국힘 내부총질에 이준석과도 난타전

임재섭 2025. 5. 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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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정나미 떨어져 근처에도 가기 싫다"
권영세 "타고난 인성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이준석 "인성' 운운하는 건 무슨 황당한 일이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4일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사태 이후 치르는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국민의힘을 비롯한 범보수진영이 세운 마지막 계획인 '반명 빅텐트'가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사분오열된 국민의힘에서는 내부총질이 이어지고 있고, 그나마 합칠 수 있는 세력인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도 뒤가 없는 난타전이 펼쳐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14일 김문수 후보가 사실상 혼자 대선 레이스를 치르게 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를 두고 내부에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포문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열었다.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국민의힘을 탈당한 홍 전 시장은 이날 지지자들과의 소통채널인 '청년의꿈'에서 "(보수당을)한 번은 내가 일으켜 세웠지만, 두 번째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그 당을 나왔다. 두 번 탄핵 당한 당과는 절연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다급하니 비열한 집단에서 다시 오라고 하지만, 정나미 떨어져 근처에도 가기 싫다"고 했다.

앞서 홍 전 대구시장은 김문수 후보의 선전을 기원하는 한편 이번 대선 경선과 관련 사태의 책임을 지라면서 권영세·권성동·박수영·성일종 의원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배후 세력을 겨냥해 의원직 사퇴 및 정계 은퇴를 주장했다. 이에 홍 전 대구시장의 발언은 김 후보가 아닌 친윤을 저격하는 글로 읽혔다.

권영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곧바로 홍 전 시장에게 인신공격으로 대응했다. 권 전 위원장은 홍 전 시장을 겨냥해 "이 당에서 2번의 대권 도전, 2번의 광역단체장 당선, 수차례 국회의원 당선을 한 분이 이제 와서 이러면 안 된다"면서 "타고난 인성은 어쩔 수 없나 보다"라고 직격했다.

그러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끼어들었다. 이 후보는 "본인들이 러브콜 했다가 응하지 않으니까 '인성' 운운하는 건 무슨 황당한 일이냐"라면서 "제가 국민의힘을 나와 그 당의 반문명·무지성을 비판하니 싸가지 없다고 집단 린치를 가하던 그때의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자기 당 후보라고 뽑아놓은 사람이 이길 가망이 없다는 이유로 새벽 3시에 후보 교체 쿠데타를 일으켰던 집단이 이제는 그 사람만이 이길 수 있는 카드라고 떠들면서 어제와 오늘이 다른 새빨간 거짓말을 해대고 있으니 대국민 사기극 좀 적당히 하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보다 격식을 갖춰 홍 전 시장을 만류했다. 권 원내대표는 "선배님은 2017년 보수정당이 궤멸의 위기에 내몰렸을 때, 당과 나라를 위해 경남지사 직을 버리고 흩어진 보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해준 보수의 영웅"이라며 "선배님께서 앞장서서 지켜주셨던 이 나라, 이 당의 역사만은 버리지 말아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또한 홍 전 시장에 자제를 촉구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는 절대 안 된다"면서 "비록 정계를 떠났더라도, 여전히 우리당의 상징적인 존재다. 이재명 후보를 막고, 우리가 다시 일어서는 데 힘을 실어주는 것이야말로 명예를 더욱 빛나게 하는 길"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가 서로 총질을 하면서 자중지란에 빠진 가운데 김 후보는 큰 테두리의 빅텐트를 포기한 듯 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이자 오랜 친구인 석동현 변호사를 선거대책위원회 시민사회특별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석 변호사는 지난 4·10 총선에서는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에서 비례대표 2번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적이 있는 인물이다.

보수 진영이 사분오열되면서 이를 통합할 필요성을 느낀 김 후보가 일단 시급한 강성 보수층 아우르기·탄핵 반대파 끌어안기 인사를 단행, '찢어진 우산 꿰매기' 수준의 통합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김 후보의 행보는 대선 승리라는 목표와 멀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여론이 '이재명 견제론' 대신 '윤석열 심판론'이 우세한 가운데 김 후보 스스로 심판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에는 12·3 계엄사태에 대해 사과했다가 오늘은 계엄 사태에 책임이 있는 친윤 인사가 선거에 합류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 지역에서조차 과반의 지지율 확보에 실패해 대선 패배가 유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갤럽이 14일 공개한 여론조사결과(뉴스1 의뢰, 12일~13일 조사, 휴대전화(가상번호)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를 보면 김문수 후보는 전통적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조사에서 45%로 가장 앞섰지만 50%를 넘지 못했다.

보수정당 후보에게 압도적인 표를 밀어주던 과거와는 아주 다른 양상이다. 같은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29%, 이준석 후보는 13%를 기록했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이 후보를 추격하기는커녕 사실상 패배를 기정사실화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관심사가 향후 당권 경쟁으로 옮겨간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선 레이스가 지금의 흐름을 벗어나지 못할 경우 향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선을 통해 국민의힘의 득표율이 낮은 것으로 확인될수록 탄핵 찬성파에 힘이 실리면서 한 전 대표가 힘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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