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정구 라켓으로 이어진 한일 ‘찐 우정’. 순천 생활체육 대축전

김종석 2025. 4. 2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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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에서 열리는 전국 생활체육대축전에 출전한 일본 소프트테니스 선수단이 전남소프트테니스협회가 주최한 환영 만찬에 참가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진 김종석

- 일본 소프트테니스 선수단 전남 방문
- 26, 27일 국내 동호인과 열띤 대결
- 9월에는 일본 에히메현 마스터스 초청

이번 주말 전남에서는 동호인 스포츠의 국내 최대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24일부터 27일까지 전남 목포시, 순천시, 여수시, 영광군, 화순군 등 일원에서 개최되는 2025 전국 생활체육 대축전이 바로 그 무대입니다.

대한체육회(회장 유승민)가 주최하는 이번 대회는 41개 정식종목에 걸쳐 선수와 임원 등 약 2만 명이 출전하고 있습니다. 마침, 이 기간은 제63회 스포츠 주간이기도 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는 매년 4월 말 1주일을 스포츠 주간으로 지정해 정부 기관, 지방자치단체, 직장, 학교 등에서 자체 사정에 맞춰 스포츠 행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생활체육 대축전은 국내만의 잔치는 아닙니다. 농구, 배구, 야구, 축구, 소프트테니스(정구) 등 8개 종목에서는 일본에서도 스포츠 동호인들이 출전해 열띤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소프트테니스는 한국과 일본 생활체육 교류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긴밀한 한일 관계를 유지한 덕분에 22명의 일본 선수단이 참가했습니다. 일본 선수단은 올해 한국과 비슷한 생활체육 종합대회를 개최하는 시코쿠 서부의 에히메현과 내년 대회 개최지인 혼슈 중앙부 이시카와현 출신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습니다.

이번 대회는 제29회 ‘한일 생활체육 교류’를 겸하고 있습니다. 1997년 8종목 110명으로 출발한 한일 양국 스포츠 교류는 어느새 30년 가까운 역사가 됐습니다. 특히 올해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 되기에 그 어느 때보다 남다른 의미를 지녔습니다.

올해 9월에는 일본 에히메현에서 한국의 생활체육 대축전에 해당하는 일본 스포츠 마스터스 25가 개최됩니다. 이마바리시에서 열리는 소프트테니스 경기에는 한국 선수단도 초청할 계획입니다. 


<사진> 정인선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장 겸 국제소프트테니스연맹 회장이 일본 선수단 오치 아키라 단장과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 김종석

정인선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회장 겸 국제소프트테니스연맹 회장(연세아이미스템의원 원장)은 “생활체육 대축전에는 8개 종목이 일본과 교류한다. 그중 가장 인원수가 많은 종목이 소프트테니스다. 비록 소프트테니스가 올림픽 종목은 아니지만 생활체육에는 매우 적합한 운동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정 회장은 또 “생활체육 참여가 가져다주는 메시지는 승부가 아닌 만남이다. 대축전을 통해 스포츠가 ‘경쟁’이 아니라 ‘축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길 기대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소프트테니스의 위상이 높아진 데는 전남 소프트테니스협회의 노력이 큰 힘이 됐습니다. 엘리트 선수 출신으로 생활체육 전문가인 김태성 전남협회 회장은 “일본과 소프트테니스 교류를 한 지가 어느새 30년이 넘었다. 최근 예산 부족에 비인기 종목이라는 이유로 소프트테니스 종목이 위축될 위기가 있었다.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 소프트테니스 관계자들 설득해 일본에서 열리는 생활체육 종합대회에 한국 선수단 파견 규모를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일본 대회에 한국 선수가 다수 출전하게 되면 한국 대회에 출전하는 일본 선수 쿼터도 유지되거나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민간 스포츠 외교관을 자처한 김태성 회장은 일본 소프트테니스 관계자와 끈끈한 인간적인 유대를 맺는 데 공을 들이기도 했습니다.


<사진> 26일 순천 팔마종합운동장 테니스장에서 열린 전국 생활체육대축전 소프트테니스 경기 개회식 모습. 사진 김종석

26일 순천 팔마종합운동장 테니스장에서 열리는 소프트테니스 경기에 앞서 전남협회는 정인선 회장과 장한섭 대한 소프트테니스협회 상임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일본 선수단을 위한 환영 만찬을 열었습니다. 

순천시 샤브마니아 신대점에서 열린 만찬 자리에는 정인선 회장과 장한섭 부회장, 김태성 전남협회 회장, 김백수 전남협회 부회장(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기획이사), 일본 선수단 등 50명 가까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습니다.

일본 선수단은 연방 “오이시(맛있다)”를 외치며 한국 음식을 게 눈 감추듯 했습니다. 특히 샐러드바에 마련된 떡볶이, 튀김, 쫄면 등에 엄지손가락을 세웠습니다. 

일본 선수단 오치 아키라 단장(69)은 이번이 4번째 한국 방문이라면서 “언제나 올 때마다 융숭한 대접을 해 감사드린다. 일본에도 샤부샤부가 있지만 좀 다른 스타일인데 너무 맛이 좋다. 이런 환대에 보답하기 위해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오노 미나미는 “나라는 달라도 소프트테니스를 즐기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매우 즐겁다. 어머니가 한국 드라마를 너무 좋아해서 자주 봤다. 겨울소나타(겨울 연가의 일본 제목), 올인 같은 드라마가 기억난다”라고 즐거워했습니다. 

일본 와타큐 세이모어를 다니는 회사원 니오니마 루이키는 “고교 시절까지 소프트테니스 선수를 했다. 한국 분들이 정말 친절하게 맞아주셔서 또 오고 싶다. 김치가 정말 맛있다”라고 감탄을 했습니다. 와타큐 세이모어는 정구부를 운영하고 있는데 국내 최고 역사를 지닌 동아일보기 전국대회에 출전한 적도 있습니다.

지난해 일본 선발전을 통과해 세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는 오가와 요우헤이는 일본 소프트테니스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하다가 수원시청으로 이적한 후네미즈 하야토의 근황을 필자에게 묻기도 했습니다. 오가와는 “후네미즈는 일본에서 워낙 대단한 선수였다. 한국에서도 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일본에 소식이 잘 전해지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26일에는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가 주최하는 일본 선수단 환영 만찬이 치러졌습니다.



<사진> 한국과 일본 소프트테니스 선수들.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제공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고령화와 지역 공동체의 약화 속에서 생활체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스포츠 동호인의 열정과 땀방울이야말로 대한민국 생활체육의 든든한 뿌리이자 우리 사회를 더욱 활기차게 만드는 소중한 힘이다”라고 했습니다.

대회를 개최한 순천시(시장 노관규)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수도’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생태계의 속성인 다양성, 쾌적성, 안전성, 자립성을 아우르면서 공간성과 활동성을 내포한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순천에서 열리는 생활체육 대축전 소프트테니스와 딱 맞아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체육의 통합, 한국과 일본의 우애 증진의 물결이 소프트테니스 경기장에서 퍼져 나오고 있었습니다.

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글= 김종석 기자(tennis@tenn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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