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가르쳐주는 다섯 가지 덕(德)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우선 임금이 쓰는 모자는 익선관(翼蟬冠)이라 하는데 뒤쪽 머리 위 방향으로 날개가 달려 있다. 만원권 지폐에 새겨진 세종대왕의 초상에도 실려 있는 바로 그 모자다. 반면 관리들의 모자는 오사모(烏紗帽)라 하고 양쪽으로 벌어진 커다란 날개 모양이 뒤쪽에 달려 있다.
이렇게 서로 모양은 조금씩 달라도 모자마다 공통적으로 날개가 달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날개는 무슨 의미를 담고 있을까? 일단 정답부터 말하자면 이 날개의 주인은 바로 여름의 상징 매미다.
왜 매미의 날개를 모자에 달았을까? 이는 중국 진나라 시인 육운이 그의 시를 통해 매미가 가진 다섯 가지의 덕(德)을 노래한 것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우리가 알다시피 매미는 땅 위로 올라오기 전 7년여의 긴 시간을 땅속에서 애벌레 상태로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고의 세월을 이긴 매미는 세상의 빛을 보게 된지 불과 일주일 정도의 짧은 시간동안 온 힘을 다해 울고는 일생을 마감하게 된다. 육운은 이런 매미의 독특한 생의 모습에서 다섯 가지의 교훈을 찾았다고 한다.
하나씩 살펴보면 그 첫째는 입 모양이 선비의 갓끈과 같다 해서문(文), 두 번째는 이슬과 수액만을 마신다고 청(淸), 세 번째는 다른 곡식을 탐하지 않는다 하여 염(廉), 네 번째는 살집조차 없이 검소하다고 검(儉), 허물을 벗고 죽을 때를 알고 지킨다 하여 다섯 번째는신(信)이라 했다. 이렇게문, 청, 염, 검, 신의 다섯 가지를 매미의 5덕이라고 부른다.
조선시대 임금이나 관리들이 이런 매미의 날개를 모자에 항상 달고 있는 것은 이 5덕을 늘 마음에 새기고 이를 정치에서 구현하라는 의미인 것이다.
조기 대선을 곧 앞두고 있는 지금, 우리 정치인들에게도 이 매미의 5덕은 여전히 중요한 가치가 아닐 수 없다. 세상이 복잡해지고 변한 만큼 새롭게 고려해야 할 많은 요소들이 있겠지만, 매미의 5덕은 지금도 정치인이 지녀야할 기본적인 자세임이 분명한 것 같다.
매미의 5덕을 풀어쓴다면 항상 열심히 배우고, 매사에 청렴하며, 염치를 알고, 검소함을 실천하고, 신의를 지킬 줄 아는 정치인을 뜻하는 것이다.
저 또한 20여 년 동안 지역 정치인으로서의 삶을 살면서 매미의 5덕 가치를 항상 가슴 속에 새기고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 매미의 5덕을 지키는 정치를 하기가 결코 쉽지는 않다. 뉴스에서는 정치인들의 각종 비리가 너무도 일상적인 소재가 되고 있다. 사실 아이러니 한 것은 우리 스스로가 이런 정치구조를 바꿀만큼 적극적으로 정치를 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술자리에서 안주 삼아 비난하는게 고작이다.
그러다 보니 정치는 지저분한 것, 머리 아픈 것, 신경 쓰기 싫은 것이라는 선입견에 우리는 너무도 두터운 벽을 쳐 놓고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또한 그 벽 너머로 남의 집 구경하듯 정치를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정치가 어렵고 지저분한 것이 된 데는 우리 스스로의 책임도 있지 않을까?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4월, 매미 소리가 아직 들리지 않는 계절이다.
하지만 저 땅속 어디선가, 매미는 지금도 분주하게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의 중요한 시간'을 위해 준비하는 매미로 부터 배울 때이다.
이칠구 경북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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