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mp Thump(트럼프 충격)…“월가, 죽음의 차트 직면했다”
‘트럼프 충격’에 세계 증시 패닉
S&P500 역대 낙폭 중 4위 수준
“글로벌 증시 폭락은 이제 시작”
80년 세계 자유무역체제 ‘리셋’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플로리다주로 이동하는 비행기 내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AP]](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07/ned/20250407111646397pazz.jpg)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80여년간 전세계 자유무역의 선봉장이었던 미국이 “쇄국”을 선언하며 글로벌 관세전쟁 충격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뉴욕증시를 비롯해 주요국 증시가 ‘트럼프 충격(Trump Thump)’에 흔들리면서 경기 침체 공포가 빠르게 확산하는 양상이다. ‘thump’란 ‘쾅’이란 뜻으로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으로 전 세계 자본시장이 강타당한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불퇴의지를 더욱 공고히 해 글로벌 자본시장 공포는 가중되는 분위기다.
7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상호관세 여파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증시는 폭락하고 있다. 경기침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확산하면서 지난 3일부터 이틀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6조6000억 달러(약 9690조 원)가 증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자신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주말을 보낸 후 워싱턴DC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의 시장 반응에 대한 질문에 “나는 어떤 것도 내려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면서도 “하지만 때때로 무언가를 바로잡기 위해 약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아시아 시장은 ‘블랙먼데이’를 먼저 맞았다. 미국 상호관세에 맞서 보복 관세를 예고한 중국 상하이지수는 오전 중 4.3% 급락했고, 홍콩 항셍 지수는 9% 넘게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개장한 지 한 시간 만에 8%가량 하락했다. 국내 코스피도 4% 넘게 큰 폭으로 하락한 상태다.

미국으로부터 상호관세 32%라는 높은 관세를 받은 대만 자취안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9% 넘게 하락했다.
트럼프가 지난 2일 각국의 상호관세율을 발표하면서 시장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갔다.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1957년 개장 이후 4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주식중개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를 지켜보며 업무를 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10%의 관세를 일괄 부과하고 국가별 고율관세를 차등해 추가하는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로이터]](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07/ned/20250407111647201tguj.jpg)
블룸버그는 “이보다 더 나빴던 시기는 2020년 팬데믹 발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그리고 1987년 주식시장 붕괴였다”며 “주식 시장이 이틀 연속 거의 5% 가까이 하락하는 일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이번 폭락은 더욱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충격은 주식시장의 최악의 시기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가 하락은 경기침체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WSJ은 “나스닥 종합지수가 투자자들이 흔히 말하는 약세장에 진입했다”며 “약세장은 종종 경기침체에 선행한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이같이 반응한 데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상징성 때문이다. 전 세계 자유무역의 중심이었던 미국이 보호무역으로 돌아서면서 “세계 무역 질서가 변곡점을 맞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 이후 등장한 1947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처음으로 맺은 관세 무역 일반협정(GATT)을 주도하면서 자유무역의 선봉장이 됐다. GATT를 중심으로 한 다자통상체제는 세계무역의 확대와 이웃 국가들의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세계 자유무역의 가장 큰 혜택을 입은 것은 다름아닌 미국이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국의 실질 수입액은 1947년 이후 2024년 3.6조달러까지 70배 늘었다. 저가로 수입할 수 있는 제품의 생산은 해외에 맡기고 금융이나 IT(정보기술)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경제의 축을 옮겼다. 이를 통해 미국의 1인당 실질 GDP(국내총생산)은 6만5000달러로 같은 기간 4.6배 증가했다.
하지만 미국이 스스로 자신의 역할을 부정하면서 이웃 국가들도 노선 변경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닛케이는 이날 “자유무역의 기수 미국이 갑작스런 쇄국을 선언한 후 80년 자유무역이 붕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장벽을 세우며 전 세계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다”며 “미국을 붙잡아 두기 어려워진 가운데, 세계는 다자주의 체제를 지켜낼 것인지, 아니면 보호주의 시대로 접어들 것인지 기로에 섰다”고 평가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케임브리지 퀸스 칼리지 학장은 “우리가 알고 있던 세계화의 정의는 변할 것이다”이라며 “상호주의가 급부상하고 시장 간 긴밀한 통합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관세 도표를 ‘죽음의 차트’에 비유하며 “월스트리트가 가혹한 현실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마이크 에드워즈 프라이빗 투자자 자문역은 “이 고통은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자초한 것”이라며 “지금 이 상황에서는 계산기만 들여다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브루스 캐스먼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무역 정책이 이처럼 광범위하고 파괴적인 수준으로 지속된다면, 현재 건강한 상태인 미국 및 세계 경제도 경기침체로 전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NYT는 “월가의 거물들은 앞으로 더 큰 혼란을 대비하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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