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관세 직격탄 맞은 美가정
美 유통 외국 식료품 가격 급등
설상가상으로 유가도 뛰어 시름
이 고통을 기쁘게 견딜 수 있을까
주말 동안 한국마트에서 장을 봤다.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 후 5일 전 세계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제품에 10% 관세가 부과됐다. 9일이면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이른바 ‘무역 불공정국’으로부터 들어오는 물품들에 상호관세가 부과된다. 캘리포니아산 김치처럼 미국에서 만드는 한국식품도 있지만 미국 한국마트에 있는 대부분의 물건들은 한국에서 수입되는 것들이다. 그간 약간의 운송비를 낸다고 생각하고 한국보다 조금 비싼 수준으로 미국에서 한국 식품을 먹을 수 있었지만 관세가 물가에 반영되는 시점부터 현재 가격에서 25%가 상승한다. 한국마트에 가 보면 손님이 한국인만도 아니다. 한류, 글로벌화의 영향으로 다양한 인종의 미국인이 한국마트에 와서 물건을 사고 있다.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앞집 이웃 알레시아를 만나 현재 돌아가는 상황에 대한 소감을 물었더니 “물가는 오를 것이니 준비해야 한다”며 체념한 듯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강력한 신뢰를 보여주던 그는 최근 좀 혼란에 빠진 듯하다. 그는 관세정책과 소비자물가에 대해 “한번 보자”며 유보적으로 말했지만 예전 같은 신뢰는 아니었다.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가장 큰 이유는 불법이민자 이슈였지 관세정책은 아니었다. 대선 취재 당시 만난 많은 미국인들이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기의 인플레이션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로 들었다.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 주장대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잠시의 고통”을 기쁘게 견딜 수 있을까.
트럼프발 세계무역 지각변동이 결국 미국을 어디로 가게 할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당장 오늘 고통 받는 것은 각 미국 가계라는 점만은 확실해 보인다. 그물망처럼 엮인 세계에서 이 사태는 모두에게 영향을 줄 것이지만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평범한 미국인들이다.
홍주형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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