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성소수자 축복’ 감리교 목사 출교 효력정지
법원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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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가 꽃잎을 뿌리며 성소수자를 축복한 이른바 ‘무지개 축복식’에 참여했다는 등 이유로 최고 징계 수준에 해당하는 ‘출교’ 처분을 한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대전지법 민사합의21부(재판장 김순한)는 지난 18일 남재영 목사(대전 빈들공동체교회)가 감리회 남부연회(대전·세종·충남 권역)를 상대로 제기한 징계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며 “지난해 12월5일자 출교처분은 (해당 처분) 무효확인 사건의 본안판결 전까지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출교 처분은 감리회 목사의 직을 수행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교인으로도 남을 수 없게 하는 중한 징계다. 법원 판단에 따라 남 목사는 교회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연회 재판위원회(재판위)가 남 목사의 출교처분을 선고한 것에는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거나 징계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해 무효라고 볼 여지가 있다”며 적극적인 판단 내용을 적시했다.
앞서 남 목사는 지난해 6월 서울 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해 꽃잎을 뿌리며 성 소수자 축복식을 하고, 같은 달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출교당한 이동환 목사를 위해 성명서에 참여했다는 등 범과(범죄) 사실로 감리회 재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법원은 감리회 재판위가 “목사직을 박탈하고 추방한다”는 의미의 ‘출교’를 선고한 것은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판단했다. 또 비슷한 사건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한 사례가 있는 점 등을 들어 “감리회 안팎에서 이 사건 범과 사실과 유사한 행위에 대한 평가가 확립됐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남 목사를 재판에 넘긴 감리회 심사위원회(검찰)가 방어권 행사의 기초가 되는 기소장조차도 제공하지 않은 것 등을 들어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감리회 쪽은 “출교 처분은 교리를 확립하고 단체 및 신앙상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권징재판으로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지만, 법원은 “종교상 교리해석에 나아가지 않고도 판단이 가능하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남 목사는 교단이 내리는 최고 수준의 징계인 ‘출교’를 당했던 이동환 목사를 시작으로 사실상 감리회가 ‘종교재판’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그는 “감리교 법(장정)이 얼마나 허술한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재판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교회가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23년 출교 선고를 받은 이 목사도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이 목사 출교에 대한 최종 판결의 무효를 구하는 소송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 중이고, 연대의 의미에서 ‘무지개 축복식’ 등에 참여한 목사들에 대한 ‘종교재판’도 줄줄이 이어졌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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