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후쿠시마 핵사고 14주기…먹거리는 과연 안전한가 [왜냐면]

한겨레 2025. 3. 1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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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탈핵과 에너지 민주주의’ 연속기고 ②</strong>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성 물질 오염수. 연합뉴스

김해창 |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한살림부산 조합원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난 지 3월11일로 14년, 핵오염수 해양투기가 시작된 지 1년 반이 지났다. 국제환경범죄인 해양투기를 전후해 최고조에 달했던 수입 수산물, 식탁의 안전에 대해 불안했던 분위기도 어느새 둔감해졌다. 충격적인 국내외 사건이 사건을 덮고, 넓디넓은 바닷물에 희석되면 인체에는 영향이 없다는 식의 정부 홍보의 신뢰성은 차지하고서라도 바닷물고기를 먹었다고 당장 어찌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마음일 것이다.

과연 먹거리는 안전한가? 앞으로는 어떨까? 2013년 이후 후쿠시마현을 포함한 일본 8개 현의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가 이뤄졌음에도 이들 지역의 수산가공물 국내 수입이 2023년 8월까지 659t에 이른다는 보도가 있었다. 어육가공품류, 젓갈류, 건포류 등이 이에 포함된다.

일본 정부는 원전사고를 일으킨 도쿄전력이 측정한 자료를 기반으로 원전 진흥 중심인 세계원자력기구(IAEA)의 권위에 의존해 일방적으로 모니터링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주기적으로 조사·공개하고 있으나 일본의 모니터링 내용을 전달·소개하는 데 그치고 있다. 중국처럼 일본에 요구해 독자 조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하면서도 수입금지 조치를 풀지 않는 대처능력이 아쉽다.

방사능 피폭은 크게 음식·음료수처럼 경구 섭취해 소화기로 들어가는 내부 피폭, 호흡기로 흡입하는 내부 피폭, 물리적 접근에 의한 외부 피폭 3종류가 있는데 일본의 고시 기준은 피폭 경로를 경구 섭취에만 한정해 계산한다. 먹거리만 체크하고 호흡기 내부 피폭이나 외부 피폭은 무시해 현실에 나타나는 피폭의 세부 내용을 생략한 ‘두루뭉술한 기준’이란 비판을 받는다.

일본의 해양 방류를 단순히 어패류 해산물의 먹거리 문제에만 국한해서는 안 된다. 국가 차원에서는 개별 방사성 물질 모니터링을 넘어 삼중수소 외에도 탄소14, 세슘134·137, 스트론튬90, 코발트60, 루테늄106 등 다양한 핵종의 생태계 영향을 장기적으로 조사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느슨한 식품 방사성 물질의 기준치를 높여야 한다. 가령 수입식품 방사능 기준이 ㎏ 또는 ℓ당 100베크렐인데 이는 어른 중심이다. 한살림의 경우 독일 기준에 따라 어른은 8베크렐, 영유아는 4베크렐로 훨씬 엄격하다. 수산물만이 아니라 현지 농산물도 문제다. 수입 가공식품의 경우 원산지 확인이 안 된다. 일본의 외식업이나 편의점 등에 공급되는 쌀은 ‘일본 국산미’로만 표시된다. 2019~2020년에 후쿠시마산 쌀의 64%가 ‘후쿠시마현산’으로 표시되지 않았다. 일본에서 2014년 방사성 세슘으로 오염된 급식을 제공한 학교가 46개 기초지자체에 400여곳이나 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모니터링이 어렵고 예산이 적은 데서 나온 문제로 우리나라 학교 급식에도 주의해야 할 점이라고 본다.

핵오염수 발생 원인인 사고 원전 폐로의 길은 멀고도 멀다. 30년이 아니라 50년, 100년이 될지도 모른다. 그때 지구의 바다, 우리의 바다는 어떻게 될 것인가. 먹이사슬 생물 농축을 통해 회복 불능의 불가역적 생태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예방 원칙에 입각해 기준치 이하가 아니라 총량 규제를 해야 한다. 그간 윤석열 정부는 해양 투기에 대한 국가적 대응의 책무를 저버렸다. 탄핵정국을 겪으면서 윤 정부의 ‘무작위’에 대해 다시 한번 우리의 환경권과 해양주권을 깊이 있게 생각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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