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차명폰으로 이준석과 최소 16차례 메시지 대화

조원일 2025. 3. 6. 20: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검찰 수사를 받던 명태균씨가 차명 선불폰을 이용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말 맞추기를 한 정황이 확인됐다.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이뤄진 두 사람간의 대화에서 이 의원은 본인에게 불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명씨에게 적극적인 정보 공유를 요구했고, 명씨는 이에 응했다. 앞서 이 의원은 명씨와의 차명폰 대화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대응할 이유가 없다”며 극구 부인했다.

검찰이 주장했다는 이준석-명태균의 증거인멸 

한 때 명태균씨의 법률 대리인이었던 김소연 변호사는 지난 해 10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명씨의 증거 인멸 의혹을 폭로했다.

김소연 : 실제로 저희도 실질심사 때 갑자기 (검사가) PPT로 말씀하셔서 깜짝 놀랐거든요.
(중략)
실질심사 때 갑자기 증거인멸의 염려 부분에서 검사님께서 그 내용을 PPT로 띄워놓고 저희는 몰랐는데 그 (명태균) 선불폰으로 이준석 의원하고 함성득 교수와 통화해서 진술을 맞추려고 했다 이렇게 명확하게 말씀하시더라고요.
- 2024년 11월 18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명씨의 구속영장 실질심사 당시 검사가 증거인멸을 언급했는데 그 주요 근거가 이준석 의원과 명씨의 진술 맞추기였다는 것이다. 이준석 의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즉각 반박했다. △차명폰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걸려온 전화를 딱 한번 받았을 뿐이며 △통화 내용은 명씨의 일방적인 해명이었다는 취지다.

이준석 : (누구인지) 모르니까 받은 거죠. 그게 기자인지 아닌지 어떻게 압니까, 제가. 그러니까 이 사람이 예를 들어 계속 범의가 있어가지고 이준석이랑 함성득이랑 긴밀한 대화를 해야 하니까 계속 이렇게 선불폰을 써야 한다. 그러면 계속 그걸로 썼어야죠. 그런데 한 번 딱 연락 왔을걸요, 이걸로.
(중략)진행자 : 어쨌든 선불폰이든 뭐든 간에 명태균 씨랑 통화한 것에 대해서는 별로 설명할 부분이.
이준석 : 아니, 자기(명태균)가 전화 와서 해명하는데 뭐라 그래요, 그러면.
- 2024년 11월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

또 이 의원은 해당 의혹을 제기한 김소연 변호사의 신뢰성 자체를 문제 삼으며 대응할 이유조차 없다고 말했다.

진행자 : 이건 김소연 변호사가 얘기한 건 검찰이 PPT까지 띄워서 했다.
이준석 : 그 PPT를 누가 봤나요. 지금 보면. 저는 단언적으로 얘기 드리는 게 그분(김소연)이 지금 변호를 어떤 방식으로 하고 언론을 어떻게 했는지는 다 봤잖아요. 그 안에서 저는 지금 그분의 주장 자체에 대해 대응할 이유가 없고.
- 2024년 11월 20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그러나 뉴스타파가 확보한 검찰 수사보고서에 기재된 명태균씨의 차명 선불폰 속 대화 내용은 앞선 이 의원의 해명과 크게 달랐다. 

명태균, 차명 선불폰 개통 첫날 이준석에게 메시지

지난 해 9월 5일 뉴스토마토가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처음 보도한 이후, 같은달 19일 명태균씨의 이름이 언론에 보도됐다. 26일엔 명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대선 여론조사를 지속적으로 제공했다는 의혹으로 번졌다. 1년 가까이 명씨 수사에 속도를 내지 않던 창원지검은 명태균 게이트 논란이 확산된 30일에야 김영선 전 의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물론 이준석, 김종인, 박완수 경남도지사 등 주요 정치인이 연루됐다는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바로 이 무렵인 10월 10일 명씨는 지인에게서 차명 선불폰을 건네 받는다. 검찰은 명씨가 유력 정치인들과 소통을 이어가기 위해 차명 선불폰을 마련한 것으로 의심했다. 

2024년 9월 5일 공천개입 의혹 첫 보도 이후 명태균 게이트 확산 과정. 

명씨가 차명 선불폰을 처음 사용할 무렵인 지난 해 10월 10일 오후 6시 9분. 명씨가 먼저 이준석 의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명씨는 2021년 7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과정에서 이준석 대표가 배제됐던 이른바 ‘이준석 패싱’ 논란을 언급했다.

당시 이준석 의원은 ‘패싱 논란’을 두고 “대선 기간 겪었던 가장 황당한 일”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 배후에 명씨가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러자 명씨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내용의 사과 메시지를 이 의원에게 보냈다. 

2024년 10월 10일 이준석-명태균 문자 메시지 대화 내용

명씨의 일방적 사과에 이준석 의원은 별다른 답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까지만 보면, “일방적으로 연락해 해명만 했다”는 이 의원의 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두 사람의 대화는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이준석 “명 사장님 중요한 사실관계 공유해 주세요”

다음날인 10월 11일 오후 1시 11분. 명씨는 이 의원에게 언론 기사 링크를 보낸다. 명태균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개입했다는 얘길 들었다는 나경원 의원과 이를 부정선거론이라고 일축한 이준석 의원 간의 공방을 다룬 기사였다. 

2024년 10월 11일 명태균씨가 이준석 의원에게 보낸 매일신문 기사.

이때 명씨는 나경원 의원에 대한 비난과 함께 자신의 불찰로 이 의원이 불편을 겪게 됐다며 사과한다. 이 의원은 자신이 반박하고 있다며 걱정말라고 답한다. 

2024년 10월 11일 이준석-명태균 문자 메시지 대화 내용

“화이팅”이라는 명씨의 메시지로부터 약 7시간이 지난 오후 8시 9분, 이준석 의원은 소위 친윤계와의 공방을 이유로 명태균씨에게 직접 정보 공유를 요청한다. 당시 이 의원은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이 잘못된 정보로 자신을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인물로 몰아가고 있다며 언론과 SNS를 통해 적극적인 반박에 나서고 있었다.

2024년 10월 11일 이준석-명태균 문자 메시지 대화 내용

명씨는 즉각 이 의원의 제안에 응했다. 10월 11일 밤 9시 51분. 명 씨가 이준석 의원에게 캡처된 사진 한 장을 전송한다. 이 사진은 그날 아침 명씨의 단독 인터뷰를 다룬 한 방송과 관련해 명 씨 본인이 해당 방송사 작가와 주고 받은 메시지를 찍은 것이었다. 방송사 작가는 그날 방송된 “제일 쉬워요. 대통령”이라는 명씨 발언 뒤에 이를 부연하는 문장들을 적어 명씨에게 보냈다. ‘개별 유권자들과 밀착된 기초단체 선거에 비해 대통령 선거가 득표율 경쟁이 더 쉽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문장들은 그날 아침에 보도되지 않았던 내용으로 괄호 안에 적혀 있었다.

당시 작가는 “괄호속 내용을 추가해 기사 본문을 수정했다”고 명씨에게 고지했고, 명씨는 고맙다고 답했다. 실제 그날 아침 방송에는 괄호속 명씨 발언이 생략되었지만, 글 형태로 된 기사에는 괄호 속 내용이 그대로 담겼다.

2024년 10월 11일 보도된 CBS 김현정의 뉴스쇼 '[단독]명태균 "대통령 만들기가 제일 쉬웠다"' 인터뷰 기사 내용

시간 순으로 정리하면, “중요한 정보를 공유해 달라”는 이준석 의원의 요청이 있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명씨가 자신의 방송사 인터뷰 수정 내용까지 캡처해 이 의원에게 전달한 것이다. 해당 인터뷰에는 명씨가 이준석 당 대표를 만들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결국 이 의원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명씨와 단 한 번의 전화 통화만 있었고 △명씨가 일방적으로 해명한 게 전부였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 명씨는 차명 선불폰으로 이 의원과 최소 16차례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이에 비춰 검찰이 ‘선불폰을 이용한 두 사람의 증거인멸을 의심했다’는 김소연 변호사의 주장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뉴스타파 조원일 callme11@newstapa.org

Copyright © 뉴스타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