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도 손 뗀 64조 알래스카 LNG 사업…한국이 감당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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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4조원 규모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미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우리 정부는 알래스카주에 세계 최대 규모의 LNG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일본과 한국 등 다른 나라들이 우리의 파트너가 되고 싶어 하고, 그들이 수조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엔 알래스카를 지역구로 둔 댄 설리번 상원의원이 한국을 방문해 당시 박진 외교부장관을 만나 해당 프로젝트의 한국 기업의 투자를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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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 메이저, 중국 기업들도 철수…기업들, 불투명한 사업성에 고심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4조원 규모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했다. 관세를 무기로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을 동맹국에 떠넘기려는 트럼프 정부의 전략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정부는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사업성 확보가 불투명해 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미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우리 정부는 알래스카주에 세계 최대 규모의 LNG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일본과 한국 등 다른 나라들이 우리의 파트너가 되고 싶어 하고, 그들이 수조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북극해 연안 알래스카 북단 프루도베이 가스전에서 채굴한 LNG를 1300㎞ 수송관을 통해 태평양에 인접한 알래스카 남단 니키스키로 운송한 후 액화해 국내외에 판매하는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 완성을 통해 세계 에너지 패권을 장악하겠다는 것이 트럼프 정부의 목표다.
한국 정부 입장에서도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에너지 수급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특히 중동이나 미국 텍사스에서 생산된 LNG가 한국에 도착하려면 수 주가 소요되지만 알래스카에서 생산한 LNG는 불과 1주일 만에 도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문제는 초기 사업비만 440억 달러(64조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이 프로젝트가 좀처럼 실현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다. 1970년대 이후 논의만 진행됐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2010년대 들어 본격화했다. 국제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상황에서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인 엑손모빌과 브리티시페트롤륨(BP), 코노코필립스 등이 참여 의사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셰일가스 개발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떨어지고, 막대한 사업비 부담에 메이저 에너지 기업들이 발을 뺐다.
이때 손을 내민 건 중국이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맞아 경제협력의 일환으로 중국의 국영석유기업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과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중국은행이 해당 사업에 43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 큰 선물'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2019년 알래스카와 중국의 협력은 돌연 취소됐다. 알래스카 주지사에 새롭게 부임한 마이크 던리비가 LNG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대가로 중국 업체 3곳에 생산량의 75%를 공급하기로 한 협약을 갱신하지 않으면서다. 당시 트럼프 정부가 중국산 철강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중 관계 악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알래스카 측은 한국과 일본에 꾸준히 참여 의사를 타진했다. 2023년엔 알래스카를 지역구로 둔 댄 설리번 상원의원이 한국을 방문해 당시 박진 외교부장관을 만나 해당 프로젝트의 한국 기업의 투자를 요청하기도 했다.

유력 후보 가스공사, 부채만 47조원
일단 정부는 프로젝트 참여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2월26일 워싱턴DC를 방문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 참여를 타진했다"며 "안보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앞서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는 2월21일 조현동 주미대사를 만나 프로젝트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참여 수준과 규모는 정해진 바 없다. 이제 막 실무협의체 구성에만 합의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고심이 깊을 전망이다. 정부 주도로 참여가 이뤄질 경우 그 대상은 한국가스공사가 될 확률이 높다. 가스공사는 2017년에도 알래스카 가스라인 개발회사(AGDC)와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하지만 진전은 없었다.
문제는 가스공사의 재무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1조149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이 14조원에 달하고 전체 부채는 47조원 수준이다. 대규모 사업에 투자할 운신의 폭이 좁다는 의미다.
민간 기업들도 참여를 결정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일본이 참여하더라도 최소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경제성 측면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여러 기업들이 해외 메이저 기업들과 컨소시엄 형태로 협력하는 방안이 떠오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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