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때 팔자 그랬지”… 7.9억→5.7억된 아파트에 부부싸움 났다 [뉴스+]

양다훈 2025. 2. 1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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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금천·노원구 하락거래 비중 절반이상 차지
“수도권 관망세 짙어… 국지적 수요로 상승세 혼재”
서울 강북지역 공인중개사 사무소 밀집지역 모습. 뉴스1
 
서울 변두리에 거주하는 김모씨(54)는 최근 뚝뚝 떨어지고 있는 집값 관련 아내와 말다툼을 벌였다. 김씨는 지난 2022년 초에 집을 매수했는데 그 이후 집값 하락을 겪고있다. 김씨는 “집을 살 때 아내와 의견 충돌이 있었는데 내가 밀어붙였는데 그 뒤로 집값이 떨어졌다”라며 “아내에게 미안하다”라고 토로했다.

김씨처럼 2022년에 서울 일부지역에 집을 매수한 집주인들은 올해 2월 대비 집값이 10~20% 하락해 속이 쓰리다.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지역은 아파트값을 회복하며 최고가를 찍은 아파트들도 상당하지만 그외 지역 대다수 아파트들은 하락한 채 머물러 있다.

10일 국토교통부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시 금천구 시흥동의 벽산1단지(2000년식·2336세대)아파트 전용면적114㎡(43평) 15층은 지난달 17일 5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동일평수가 3년전인 2022년 3월에 7억9000에 거래된 것 대비 2억2000만원(27%↓)이 떨어진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집주인들의 호가를 살펴볼 수있는 네이버 부동산에서도 해당 아파트 43평 매물은 이날 기준 5억6000만원부터 나와있다. 호가는 집주인들의 최초 제시 가격으로 추후 협상을 통해 조정될 여지가 있다.

서울의 아파트 하락거래 예시는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시 노원구 하계동 하계1차 청구아파트(1997년식·700세대) 전용면적 84㎡(32평) 13층은 지난 16일 6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4년전인 2021년 9월에 10억 6000만원에 거래된 것 대비 3억8000만원(35%↓)이 빠진 것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를 분석해본 결과 하락 거래비중은 작년 8월부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이날 부동산 프롭테크 기업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격을 분석한 결과 하락거래 비중 추세는 작년 8월부터 시작해 급기야 작년 11월엔 상승거래보다 하락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졌다. 

아울러 올해 1월 거래 중 전국 44.9%는 종전 거래가격과 비교해 낮은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하락거래 비중은 작년 12월 기준 43.4%로 집계됐다. 올해 1월도 43.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여전히 상승거래 비중이 높은 가운데 경기와 인천 아파트 거래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수도권 하락거래 비중을 높였다. 특히 서울은 금천구(66.7%), 노원구(55.7%)에서 하락거래 비중이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지역에서는 성남시 수정구(61.5%), 이천시(61.1%), 안산시 상록구(61.0%), 동두천시(60.0%), 의왕시(55.9%), 용인시 처인구(51.8%), 의정부시(50.8%), 파주시(50.4%), 고양시 일산동구(50.0%)가 1월 아파트 거래의 절반이상이 종전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인천은 중구(52.8%), 남동구(51.6%)의 하락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었고, 연수구도 49.3%로 절반에 육박하는 거래가 종전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지방광역도시는 작년 11월 하락거래 비중이 44.8%를 차지하며 상승거래 비중(42.7%)보다 높아졌다.

지역별로는 대전 49.2%, 제주 49.0%, 부산 47.1%, 대구 46.3%, 충북 46.3%, 충남 46.1%, 경북 46.0%, 강원 45.9%, 경남 45.2%, 전북 45.2%, 전남 44.4%, 세종 44.3%, 광주 43.8%, 울산 41.7% 순으로 하락거래 비중이 컸다.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직방 관계자는 “작년 11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감소한 이후 새해가 됐지만 줄어든 거래량은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3개월 연속 감소세다”라며 “경기 침체, 정국 불확실성, 금리 인하 지연 등의 영향으로 매수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움츠린 거래 시장이 쉽사리 살아나긴 어려운 환경”이라고 짚었다.

나아가 “더욱이 지방은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지난해 말 2만가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더욱 불안한 분위기”라며 “인구 감소, 수요 감소, 지역 경제 불안 등으로 수요가 제한된 가운데 준공 후 미분양까지 더해져 거래시장의 위축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수도권은 매수 관망세가 짙은 가운데 일부 단지의 거래는 이어지고 있어 국지적인 수요로 상승세가 혼재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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