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엔 카톡으로 예배, 주말엔 카페에서 기도”...개척교회의 변신

이향휘 선임기자(scent200@mk.co.kr) 2025. 2. 4.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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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사역을 주로 하는 이든교회의 예배당은 서울 이화여대 앞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시냇가에심은나무교회를 운영하는 최규희 목사는 "주중에는 카톡으로 소통하고 주말에는 북카페에서 예배를 드린다"며 "교우들의 거주지가 멀리 흩어져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공간을 소유하기보다 공간을 '공유'하는 공동체를 지향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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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파티룸 빌려 예배
‘무빙 처치’서 설교 듣고 식사
교회는 건물 아닌 공동체 인식
온라인 예배 거부감 적어 확산
서울 옥인동 북카페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는 한 개척 교회. <최규희 목사 제공>
청년 사역을 주로 하는 이든교회의 예배당은 서울 이화여대 앞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한때는 명동에 있는 ‘비꼴로’라는 레스토랑에서 예배를 봤으나 작년 말부터 둥지를 옮겼다. 공간을 무상으로 빌려주는 지인 덕에 일요일이면 교인 15명이 함께 모여 찬양을 하고 설교를 듣고 식사도 같이한다. 오후 모임까지 이곳에서 한다. 한희준 이든교회 담임목사는 “교회라는 특정 공간이 없어도 모일 수 있다는 생각에 주말에만 오프라인에서 만나고 주중에는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수희 안녕교회 목사도 한 달에 한두 번 서울 사당역 인근 파티룸을 빌려서 다 같이 모이고 나머지는 온라인 예배를 진행한다. 전 목사는 “미국에서도 10년 전부터 ‘디너 처치’라는 것이 생겼는데, 초대 교회 성찬을 재현하는 것처럼 거룩한 식탁 예배를 드리는 것”이라며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교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파티룸은 공유 공간으로 손쉽게 페이를 지급하고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공간을 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옥인동 북카페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는 한 개척 교회. <최규희 목사 제공>
교회 하면 십자가 간판이 걸린 건물을 생각하기 쉽지만 요즘에는 다양한 형태의 개척 교회가 생겨나고 있다. 이른바 장소를 빌려 쓰는 무빙 처치(moving church)가 늘고 있다. 그 공간은 카페나 레스토랑, 파티룸 등 다양하다. 교회를 건물이 아닌 공동체로 보는 인식에 바탕을 둔 것이다. 시냇가에심은나무교회를 운영하는 최규희 목사는 “주중에는 카톡으로 소통하고 주말에는 북카페에서 예배를 드린다”며 “교우들의 거주지가 멀리 흩어져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공간을 소유하기보다 공간을 ‘공유’하는 공동체를 지향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 목사가 격주로 예배를 드리는 공간은 서울 종로구 옥인동에 위치한 작은 정원이 있는 기후북카페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예배도 가능하다.

이처럼 공유 경제적 관점에서 예배당 공유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은 초기 고정 비용을 줄이면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엔 지하상가나 작은 아파트 상가를 빌려 개척하던 것과 사뭇 달라진 풍경이다. 개신교 인구 감소가 본격화되고 교회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비치면서 공격적으로 개척하는 사례가 줄어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수년 전부터 카페를 차려 주중엔 바리스타나 카페 주인으로, 주말엔 목회자로 변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울 명동 한 레스토랑에서 주일 예배를 보고 있는 이든교회. <이든교회 제공>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온라인 예배에 대한 거부감이 준 데다 온라인에서 보다 쌍방향적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대형 교회 쏠림 현상도 작은 교회의 설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목회자 상당수는 주중엔 생계를 위해 투잡을 뛰는 경우도 많다.

다만 한계도 뚜렷하다. 한 목사는 “10년 넘게 온라인 교회를 운영하면서 기본적으로 교회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공간이 너무 불안하면 이미 불안한 삶을 사는 청년들에게 ‘위로가 안 될 수 있구나. 안온한 느낌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친교와 밀도 있는 만남을 위해서는 고정된 공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기존 교회도 온라인 비중을 늘리며 하이브리드형 교회로 거듭나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10개 중 6개 교회가 온·오픈 예배를 병행하고 있다. 대형 교회 목사들의 주일 설교는 유튜브 영상으로도 실시간 관람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교회에 돌아오지 않는 청년과 젊은 교인들도 여전히 많다. 개신교인의 신앙 지표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예배 회복률은 79%다. 대형 교회 회복률은 더 높고 교회 규모가 작을수록 돌아오지 않는 ‘가나안(안나가)’ 교인은 느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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