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차기 제대로 안 해" 초등생 때린 10대 사범 벌금 100만원

이지혜 디자인기자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수업 중 장난을 치거나 발차기를 제대로 못 했단 이유로 초등학생 수강생들을 때린 태권도장 사범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단 이유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태권도장 관장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24일 뉴스1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3단독 황해철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사범 A씨(20세·기소 당시 18세)에게 벌금 100만원과 일부 무죄를, 관장 B씨(49세·당시 47세)에게 무죄를 각각 선고했다.

A씨는 2023년 강원 원주시의 한 태권도장에서 수강생 C군 등 당시 10세였던 초등학생 3명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B씨는 양벌규정 등에 따라 A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당시 C군이 수업 시간에 장난을 친다거나 발차기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3차례에 걸쳐 어깨와 복부, 허벅지를 때렸다. 또 C군 등 3명이 수업 시간에 술래잡기를 한다는 이유로 욕설하고 밀치거나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관장 B씨도 C군이 수업 시간에 장난을 쳤단 이유로 손에 글러브를 낀 채 머리를 때린 혐의를 받았다.

법원은 A씨가 C군 허벅지를 때린 것과 C군을 포함한 3명을 상대로 학대 행위를 한 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C군의 복부를 때렸다는 혐의 등에 대해서는 C군 진술이 구체적이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무죄 판단했다.

황 판사는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피해 아동(C군)이나 부모에게 용서받지 못했다"면서도 "다만 사건 당시 피고인도 18세의 미성년자였던 점, 아동학대 정도가 매우 중하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반면 B씨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라고 판결했다. 황 판사는 B씨가 "피고인 A의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업무와 관련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명시했다. C군을 때린 혐의에 대해서도 '아동을 제지하기 위한 정도의 행동이었을 가능성' 등을 이유로 학대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