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동성혼 합법화 첫날, 1800쌍 혼인···64세·59세 커플 “이날만 기다렸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태국이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첫날 1800쌍 이상 커플이 축복 속에 결혼했다.
24일(현지시간) 태국 지방행정부는 전날 동성 결혼 합법화와 함께 전국에서 1832쌍의 동성 커플이 당국에 혼인 신고를 했다고 발표했다.
전국 각지의 구청 등 행정 사무소에서는 혼인 신고를 한 뒤 혼인 증명서를 받아 기념 촬영을 하는 신혼 부부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방콕 방락 구청에서 64세 동성 연인과 혼인 신고를 마친 타나폰 초콩숭(59)은 “정말 행복하다”면서 “오래 이날을 기다려 왔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방콕의 대형 쇼핑몰 시암파라곤에서는방콕시와 성소수자 단체 방콕프라이드가 주최한 ‘결혼 평등의 날’ 행사가 하루 종일 열려 최소 190쌍의 동성 커플이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행사에서 신혼 부부들은 세타 타위신 전 총리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LGBTQ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카펫 위를 행진해 행사장에 입장했다.
패통탄 친나왓 총리는 영상 메시지로 “이제부터 모든 사랑은 법으로 인정될 것”이라면서 “모든 커플은 태국에서 명예와 존엄성을 가지고 살 것”이라고 선언했다. 패통탄 총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도 “오늘 무지개 깃발이 태국 위에 자랑스럽게 날리고 있다”고 썼다.
세타 전 총리도 “최근 한 나라의 지도자가 ‘두 가지 성별만 있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그보다 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에 “남녀 2개의 성별만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앞서 태국 하원과 상원은 각각 지난해 3월과 6월 압도적인 찬성으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결혼평등법’을 통과시켰고, 같은 해 9월 국왕이 이를 승인했다.
새 결혼평등법은 기존 ‘남녀’ ‘남편과 아내’를 ‘두 개인’ ‘배우자’ 등 성 중립적 용어로 바꿔, 18세 이상이 되면 성별과 관계 없이 혼인신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상속, 입양, 세금 공제 등 다른 권리도 이성 부부와 동일하게 부여했다.
동남아시아에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국가는 태국이 처음이다. 아시아 국가로는 대만, 네팔에 이어 세 번째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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