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서부지법 현장, 영상보다 20배 참혹…심각한 중범죄"

천대엽 대법원 법원행정처장이 19일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한 서울서부지법 현장에 방문해 “참담한 중범죄”라며 “오후까지 상황을 보고 추가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19일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한 서울서부지방법원을 방문해 점검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천 처장은 이날 낮 12시쯤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 정문 앞에서 “TV에서 봤던 것보다 10~20배 참혹한 현장을 확인했다. 30년 간 판사 생활하면서 이런 상황 예상할 수 없었고 일어난 바도 없다”며 “법치주의에 대한 부정행위이자 형사상 중범죄”라고 말했다.

이어 “비상계엄부터 탄핵까지 국민 여론이 분열된 상황인 건 안다”면서 “모든 것은 헌법이 정한 사법 절차 내에서 해소돼야만 우리나라를 지킬 수 있다. 깊은 이해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또 “이번 일로 많은 분들이 고생하고 충격받았을 것”이라며 “모든 상황이 정상으로 빨리 돌아와 우리 법치주의가 굳건하게 작동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다행히 법원 직원의 인명 피해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며 “여러 경찰들께서 다친 데 대해선 깊은 유감을 표하며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날 건물 내부를 살펴 본 천 처장은 “법원 내 기물 파손 등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법원 1층 접수층 뿐만 아니라 여러 층에 시위대가 들어온 흔적이 있다”고 했다. 천 처장은 판사실과 민사·형사과 사무실이 있는 5~6층까지도 피해가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한 차은경 부장판사의 신변 보호와 관련해서는 “여러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까지 차 부장판사의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 처장은 이날 오후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서부지법의 정상 업무 진행 여부나 추가 조치 등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