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일 대법원, 한국 유족 ‘한국인 야스쿠니 합사 철회’ 요구 또 기각
유족들 “전범과 함께 모시는 것은 굴욕”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가 한국 유족이 제기한 한국인 야스쿠니신사 합사 철회 요구를 최종 기각했다.
17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이날 일본 최고재판소는 일본에 강제 동원돼 사망한 한국인의 유족 4명이 일본 정부와 야스쿠니신사를 상대로 제기한 한국인 무단 합사 취소 소송을 기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인 합사자 유족 27명은 2013년 10월 야스쿠니신사 합사 취소 소송을 시작했다. 이들은 “한반도를 침략하고 지배한 가해자와 함께 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굴욕”이라며 고인이 야스쿠니신사에 무단으로 합사돼 명예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본 재판부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1심을 맡은 도쿄지방재판소는 2019년 5월 “합사 사실이 공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에게 알려질 가능성이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2심도 1심과 같은 판결을 내렸다.
합사된 이들은 1945년 태평양전쟁 중 사망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다. 야스쿠니신사는 정부로부터 이들의 이름과 소속 부대 정보를 제공받았으며 유족의 뜻을 확인하지 않고 1959년 이들을 합사했다.
이곳에 유족의 동의 없이 한국인이 합사돼 있다는 사실은 한동안 묻혔다가 1990년대에야 알려졌다. 이후 유족들이 2001년과 2007년, 2013년까지 총 세 차례 합사 취소 소송을 냈으나 모두 패소했다.

동북아역사재단이 편찬한 ‘식민 청산과 야스쿠니’(2019)에는 일본 정부에 항의하는 유족들의 목소리가 담겼다.
고 고몽찬씨의 자녀 고인형씨는 “아버지가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돼 있음을 의미하는 ‘합사제’라는 도장을 본 순간 저는 큰 충격을 받았다. 아버지는 ‘천황’을 위해 목숨을 바친 것이 아니라 강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동원되어 목숨을 잃은 것”이라고 호소했다.
고씨는 “어린 시절 친구에게 ‘너희 아버지는 일본군이었지?’라는 말을 듣고 괴로워한 적이 있다. 아버지께서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된 것은 끝없는 불명예”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상태라면 제 아버지는 일본군에 지원한 것이 되고, 또 전범으로 모셔지고 있는 것이 된다”며 “이는 유족으로서 참을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고 이낙호씨의 자녀 이명구씨도 “한국 사람들이 전쟁에 끌려간 것은 일본이 한국을 강제로 병합하고 나라를 빼앗았기 때문”이라며 “어째서 이들과 제 아버지를 일본을 위해서, ‘천황’을 위해서 죽은 사람으로 취급합니까”라고 반문했다.
야스쿠니신사는 1868년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여러 침략전쟁에서 일왕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총 246만6000여명이 합사돼 있으며, 그 중 90%인 213만3000명이 태평양전쟁과 연계돼 있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이곳에 합사돼 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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