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박정훈 대령, 항명 혐의 등 무죄 선고…법원 “정당한 명령 아냐”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
군 검찰 항소 예상…2심은 민간법원

군형법상 항명 등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9일 군사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앞서 박 대령은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 조사 결과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는 상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판단이 나온 건 기소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중앙지역군사법원은 이날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 대령에게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앞서 군 검찰은 2023년 10월 박 대령을 기소했다. 지난해 11월 결심공판에서는 박 대령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중장)이 박 대령에게 이첩 보류 명령을 명확히 내리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전 사령관이 “(2023년)8월 9일 이첩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이나, 피고인에게 구체적으로 명확히 했다기보다는, 이첩 시기와 방법에 대해 토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어 “군 검사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회의 및 토의를 넘어서 구체적인 명령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김 전 사령관에게 이첩 보류를 명령할 “권한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2022년 7월 시행된 개정 군사법원법의 취지를 고려했을 때 이첩보류에 대한 “지시와 의도, 방법 등이 정당한 명령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개정 군사법원법은 군 사망사건 등 군사법원에 관할권이 없는 범죄는 지체없이 민간법원에 이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항명 혐의의 핵심 쟁점은 김 전 사령관이 박 대령에게 경찰로 사건 이첩을 보류하라는 명령을 내렸는지 여부였다. 박 대령은 2023년 7월30일 채 상병 순직사건의 조사 결과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하고 결재를 받았다. 이 전 장관은 이튿날 오전 대통령실(02-700-8080)로부터 전화를 받은 직후 김계환 당시 해병대 사령관에게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 김 전 사령관은 박 대령과 이후 수 차례 회의를 했고, 박 대령은 그해 8월2일 경북경찰청에 사건을 넘겼다.
군 검찰은 2023년 7월31일과 8월2일 사이 김 전 사령관이 박 대령에게 이첩 보류 지시를 내렸다고 봤다. 김 전 사령관은 지난해 2월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 대령이) 이첩 보류 지시를 어긴 것은 명확하다”라며 “군인이 명확한 지시 사항을 어긴 것은 처벌받아야 하는 사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 대령은 “김 전 사령관으로부터 이첩 보류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채 사병 사건의 수사 결과를 축소하라는 취지의 국방부 지시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을 김 전 사령관과 ‘토의’했을 뿐, 이와 관련한 ‘명령’을 받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박 대령의 상관 명예훼손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 대령의 상관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발언이 거짓임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박 대령은 2023년 8월11일 KBS 생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2023년 7월30일 이 전 장관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이 전 장관이 ‘사단장까지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하는 것이냐’는 질문 등을 했다고 주장했다. 군 검찰은 박 대령이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보고 기소했다.
박 대령의 재판은 2023년 12월7일부터 지난해 11월21일까지 10차례 진행됐다. 이 전 장관과 김 전 사령관.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 등 국방부·해병대·대통령실 관계자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증인 상당수는 출석을 미루거나, 법정에 나와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이번 선고 이후 군 검찰 측이 항소할지 주목된다. 2022년 개정된 군사법원법에 따라 2심 재판은 민간 고등법원(서울고법)에서 진행된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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