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나마운하 반환 요구할 것”…이번엔 파나마 협박

이본영 기자 2024. 12. 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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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선이 지난 9월2일 파나마운하를 통과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이번에는 중남미 소국 파나마를 상대로 파나마운하를 빼앗을 수 있다는 위협을 가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22일(현지시각) 자신을 지지하는 보수 청년 조직 ‘터닝포인트 유에스에이(USA)’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개최한 행사 연설에서 “우리는 파나마운하에서 바가지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나마가 미국 선박들에 “터무니없는” 운하 사용료를 부과하는 것을 멈추지 않으면 “우리는 파나마운하를 완전하고, 신속하게, 문제없이 미국에 돌려주도록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또 “파나마 관리들은 이런 점을 유념하라”고 경고했다. 그는 전날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같은 주장을 했다.

파나마운하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오가는 선박들이 남미 대륙 끝까지 돌아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덜려고 미국이 1914년에 완공했다. 82㎞짜리 운하는 바닷길을 크게 단축시켜 미국 등에 상업적, 군사적으로 상당한 이점을 안겨주고 있다. 지금의 선박 속도로도 남미를 돌아가는 바닷길은 2주가 더 걸린다. 미국은 지미 카터 행정부 때인 1977년 운하의 소유권을 꾸준히 요구하는 파나마와 반환 조약을 맺고 1999년에 완전히 반환했다. 미국에 파나마운하의 중요성은 여전해, 이 운하를 지나는 화물의 4분의 3가량은 미국 쪽 물량이다.

트럼프는 연설에서 미국이 파나마에 운하 소유권을 “어리석게도 줘버렸다”고 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글에서는 “미국이 파나마에 베푼 특별한 관대함”을 고려하면 미국 선박 통행료는 더욱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또 “핵심적 국가 자산”인 파나마운하가 “적의 수중”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홍콩에 기반을 둔 중국 업체가 파나마운하와 면한 5개 항구 중 2개를 운영하는 상황을 이유로 이 운하가 중국 소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선박들은 미국에 이어 파나마운하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파나마 운하 위치

미국 선박 통행료를 상당폭 깎아주지 않으면 파나마운하의 자국 반환을 요구하겠다는 트럼프의 말은 파나마의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발언이다. 게다가 미국은 1989년 마약 밀매 연루를 이유로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를 체포하겠다며 병력 2만명으로 파나마를 침공해 파나마인 500여명을 사살한 바 있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트럼프의 위협에 대해 소셜미디어에 올린 동영상에서 “파나마운하와 주변 땅은 단 1평방미터라도 모두 파나마에 속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파나마는 미국에 순종하는 편이지만 이번 사안의 경우 좌시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앞서 이웃 나라 캐나다에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혀 마찰을 일으킨 뒤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그 주지사로 묘사하며 캐나다의 주권을 무시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는 22일 ‘터닝포인트 유에스에이’ 행사에서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민주당이 여러 거짓말을 해왔다고 주장한 뒤 “새로운 거짓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에 대통령직을 양도했다’는 것인데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건 내가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난 안전하다. 왜 그런지 아느냐? 그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그는 이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만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는데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생이라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트럼프가 머스크에 대해 언급한 것 자체가 머스크의 영향력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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