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원 아래 빌라면 OK?”…非아파트 활성화 정책, 효과 있을까 [부동산360]
서울 빌라 매매 올 8~10월 전년 대비 28.5%↑
“분양시장 환기효과” “실거래활성화 효과 ‘글쎄’”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정부가 ‘8·8 주택공급 대책’의 후속 조치로 앞으로 7억~8억원 가량의 빌라(수도권 기준) 소유자도 청약 시장에 무주택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공포했다. 빌라 등 비아파트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가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유의미한 변화를 불러올지 관심이 모인다.
국토교통부가 18일부터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시행하면서 이제 수도권은 전용면적 85㎡·공시가격 5억원 아래, 지방은 85㎡·공시가격 3억원 이하를 소유한 사람도 청약 시 무주택자로 인정받게 됐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아파트 쏠림’ 현상 완화 및 기존 비아파트의 단기 공급 활성화를 위한 일종의 당근책이다. 최근 2~3년 간 발생한 전국 주택 착공 감소의 여파로 공급 절벽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국 주택 착공 물량은 2021년 58만3737가구에서 2022년 38만3404가구, 지난해 24만2188가구로 줄어 시장에서는 내년부터 공급 절벽이 점차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빌라(다세대·연립) 등 비아파트 시장은 그동안 아파트의 대체재 역할을 하며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전세사기 여파로 수요자들의 신뢰가 감소하며 매매 시장이 쪼그라든 상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누적 기준 비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2만6243건으로 5년 10월 누계 평균 대비 42.2%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시기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만85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8% 늘었다. 빌라 거래를 기피하는 이들은 늘고 대신 그 수요가 아파트 시장으로 옮겨가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2022년 29만9000가구에서 지난해 20만가구 수준으로 급감한 아파트 착공 물량의 감소는 향후 아파트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공사 기간이 1년 내외로 짧은 빌라 거래 활성화는 아파트에 집중된 수요를 분산시키고 공급절벽의 시간표를 조금이라도 늦출 수 있는 단기 대응책으로 손꼽힌다.
문제는 비아파트 시장의 착공 물량 또한 지난 10월 기준 2만9000가구로 전년 대비 약 60% 급감한 상태라는 점이다. 착공 물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매매 수요를 끌어올리는 게 필요하다.
그동안은 빌라·단독주택 소유자는 전용면적 60㎡ ·공시가격 1억6000만원 이하(지방 공시가격 1억원 이하)일 경우만 청약 시 무주택자 인정을 받아온 만큼 향후 지원 가능자 수는 늘어나게 된다.
다만 이번 조치 후 무주택자가 된 빌라 소유주가 청약에 당첨되면 2주택자로서 종합부동산 등 세 세금 부담을 지는 건 차이가 없다. 현재 국토부는 2027년 12월까지 전용 60㎡ 이하 신축 소형 주택(취득가액 수도권 6억원·지방 3억원 이하)을 구입하는 경우에 한해서 취득세 등 부동산 세금 산정 때 주택 수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8·8 주택공급 대책 발표 후 시장에서는 일부 변화가 감지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8월~10월 서울 지역 다세대·연립 주택 매매 거래 건수는 총 8601건으로 전년 동기(6691건) 대비 28.5% 증가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그동안 워낙 가격이 떨어졌어서 저가매수 수요에 따라 매매가 이뤄지고 정부의 비아파트 거래 활성화 계획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장기적인 정책 효과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집값 상승 피로감이 커지고 정국이 불안한 상태에서 분양시장으로 수요자들의 시선을 환기시키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면서 “부양 가족과 다자녀가 많았던 기존 청약 시장 제외자들에게는 누적된 불만에 대한 소원수리적 성격도 가진다”고 분석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그동안 빌라 매매가 저조했던 이유는 청약에 불리한 조건이라는 우려보다는 자산가치가 거의 없다고 판단하는 인식이 높아서라고 본다”면서 “올해 재개발 등 호재가 있는 일부 지역은 빌라 거래가 이뤄졌지만 현 시장은 아파트 구축 매물도 적체되는 상황인 만큼 유의미한 거래 활성화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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