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농가 "시위용 근조화환 장례식장보다 주문 더 많죠"
굵직한 시위·갈등에
근조화환 적극 활용
동덕여대 사태 때도
교내에 화환 뒤덮여
화훼농가 시위 특수
단체주문 문의 빗발
일각선 "시각 공해"
법적으론 문제없어

망자(亡者)에 대한 추모의 상징이었던 근조화환 수요가 장례식장 밖에서 급격하게 늘고 있다. 최근 근조화환이 정의, 공정성, 민주주의 등 주요 가치가 죽었다는 의미로 확장되며 각종 시위·집회 현장에 활발히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부결 이후 국회의사당을 비롯해 전국에 있는 국민의힘 당사·사무실에 근조화환이 배달되고 있는 가운데 화훼 농가가 씁쓸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 9일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서울 도봉갑) 사무실 앞에는 근조화환 여러 개가 배달됐다. 근조화환에는 "인스타 깔짝 페북 깔짝, 시간 많은데 투표는 왜 안 함?" 등의 팻말이 달렸다.
개업한 지 5년이 된 대구 소재 한 화훼업체 대표는 "매일 장례식장으로 향하는 근조화환 주문이 80~100개 정도 들어오는데 시위·집회 현장으로 가는 근조화환 주문은 이보다 더 많은 100개가 넘을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소재 한 화훼업체 대표는 "대통령 탄핵소추안 부결 이후 집회 장소로 근조화환을 배달해달라는 요청이 여럿 들어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온라인에서 '시위화환'을 검색하면 시위 현장에 사용되는 근조화환을 판매하는 업체가 다수 나온다. 화훼업체들은 '근조화환' '축하화환'을 비롯해 '시위화환' '화환시위' 등 키워드를 광고에 사용해 고객을 끌고 있다. 시위화환은 한 개에 5만원에서 10만원 사이에 판매된다.
근조화환 시위는 2006년 충북 청원군청 앞에 호수공원 개발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근조화환을 세우며 본격화됐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 동덕여대 백주년기념관 앞에도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근조화환이 대거 배달됐다. 지난달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이 진행된 서울중앙지방법원 인근에는 '이재명은 무죄다' '사법부는 죽었다' 등 문구가 적힌 근조화환이 100개 이상 놓였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근조화환이 혐오 표현을 확산하고 시각 공해를 끼친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러나 근조화환을 집회·시위에 사용하는 행위는 현행법상 합법이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정치적 의사 표현이 조직적 방식으로 이뤄졌지만, 지금은 개인이 다양한 표현 방식을 창안해 공유·확산·변형한다"고 말했다.
[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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