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저온창고도 상온으로 팔아" 물류센터 NPL성 거래 증가

이윤희 2024. 12. 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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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물류센터 시장이 부실채권(NPL)성 거래 위주였던 것이 확인됐다.

예컨대 경기 성남 야탑동 쿠팡 물류센터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당시 헤리티지자산운용이100% 저온창고로 개발에 나섰으나 지난해 준공 뒤에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자 일부 상온으로 변경하고 공매를 통해 이지스자산운용이 2226억원에 인수했다.

NPL성 거래가 늘면서 물류센터 가격이 조정되자, 일부 자산의 경우 캡레이트(자본환원율)가 6%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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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공매·대위변제로 새주인 찾아
저온창고, 상온으로 변경후 판매
코로나19 이후 외국 투자자 눈독
연합뉴스

올해 국내 물류센터 시장이 부실채권(NPL)성 거래 위주였던 것이 확인됐다. 건설 경기가 악화하면서 부실화된 준공 자산이 경·공매나 대위변제 등을 통해 '새 주인'을 찾는 경우가 급증했던 것이다.

2일 코람코자산운용 리서치·전략실(R&S실)의 '2025년 국내 부동산 투자 시장 전망'에 따르면, 올해 물류센터 거래 규모는11월 기준 3조7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5조원)에 비해 35% 급감했다.

특히 선매입을 통한 소유권 이전 등 일반적인 거래가 아닌 경·공매에 부쳐져 거래되거나 책임 준공 약정과 연대보증 등의 사유로 시공사 직접 인수하는 등 NPL성 거래가 다수 포착돼 우려를 더했다. 지난 3분기 거래된 수도권 물류센터(1000억원 이상)는 총 3곳으로 이중 한 곳만 선매입 거래가 이뤄졌다. 다른 한 곳은 공매를 통한 거래였고 나머지 한 곳은 책임준공 확약을 한 시공사가 채무인수 등으로 떠안은 경우였다.

저온 물류센터의 경우 공급과잉 문제가 지속됐다. 신규 저온 물류센터의 경우 임차인 확보에 실패하면서 차입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곳들에서는 기한이익상실(EOD) 상황도 발생했다. 일부 운용사의 경우 선매입 확약을 취소하고 경공매 시장으로 넘어가는 사례도 증가했다.

저온 물류센터 수요가 줄자 당장의 수익성을 포기하고 저온창고 용도로 지어진 물류센터를 상온창고로 변경해 매각한 경우도 늘었다. 저온창고는 상온창고보다 실제 공사비가 1.5배~2배 가량 더 비싸다.

예컨대 경기 성남 야탑동 쿠팡 물류센터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당시 헤리티지자산운용이100% 저온창고로 개발에 나섰으나 지난해 준공 뒤에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자 일부 상온으로 변경하고 공매를 통해 이지스자산운용이 2226억원에 인수했다. 감정가(3102억원) 대비 절반 수준이었다.

코로나19 이후 공급 과잉이 된 국내 물류센터가 헐값에 부실 자산이 돼 시장에 나오자 외국 투자자들은 눈독을 들이고 있다. NPL성 거래가 늘면서 물류센터 가격이 조정되자, 일부 자산의 경우 캡레이트(자본환원율)가 6%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현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골드만삭스,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글로벌 투자사들이 국내 물류센터 투자를 진행 또는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수도권 주요 입지의 상온 물류센터, 신용도 높은 우량 임차인이 확보되고 자동화 설비 구축을 위한 넓은 면적의 단일층 자산을 선호한다.

공급 과잉 문제는 해소될 여건이 마련됐다. 올해 수도권 물류센터 신규 공급은 281만㎡로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23년 신규 공급량 고점 이후 점차 안정화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보고서는 당분간은 NPL 위주의 국내 물류센터 거래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김열매 R&S실장은 "물류센터 인허가 물량 감소로 수급 불균형이 점진적으로 해소될 수 있겠으나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연초 예상보다 올해 공급 물량이 감소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내년 공급 물량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러고 전했다.

다만 각국의 기준금리 인하 흐름 속에 내년 오피스·물류센터·호텔·데이터센터 등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전반적으로 완만한 회복세에 들 전망이라고 전했다. 김 실장은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거래 규모를 기준으로 볼 때, 지난해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고려해도 현재 금리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임대료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우량 자산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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