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84㎡가 15.7억… 수도권 신축 아파트 ‘흥행 부진’
최근 서울 강북과 경기도에서 공급된 신축 아파트가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 성적표’를 받았다. 평균 청약 경쟁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고, 중대형 일부 물량은 1순위에서 미달이 나기도 했다. 주변 시세보다 훨씬 비싼 3.3㎡당 4000만원 안팎의 분양가 때문에 수요자들이 외면했다는 분석이다. 강남 등 인기 주거지가 아닌 수도권 곳곳에서 국민 평형(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가 15억원 정도로 오르면서 “실수요자가 감당하기 어렵다” “선을 넘은 분양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경기 안양시 동안구 ‘아크로 베스티뉴’는 217가구 모집에 1229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5.7대1에 그쳤다. 10월까지 과천이나 성남 등에서 분양한 단지들이 수십대 1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냉랭한 분위기였다. 이 단지는 안양에서 처음으로 3.3㎡(1평)당 평균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어 전용 84㎡가 15억7000만원에 달했다. 인근 신축 시세보다 3억~4억원가량 비싸다.
지난달 26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서울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 아이파크’는 전용 105㎡ 이상은 16개 주택형 중 8개가 1순위에서 미달을 기록했다. 중소형 주택형에 청약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은 14.9대1을 기록했지만, 3.3㎡당 평균 3825만원에 달하는 분양가에 대한 수요자의 저항이 거셌다는 평가다. 지금껏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에서 공급된 아파트 가운데 가장 비싼 분양가다.
10월 말 기준 수도권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2912만원으로 1년 전보다 27.2% 뛰었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1~10월 수도권 1순위 평균 경쟁률은 20.7대1이었지만, 지난달 수도권에서 분양한 20개 단지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6.5대1에 그쳤다. 대출 규제 강화로 잔금 마련이 어려워진 가운데 분양가까지 치솟자 청약으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급감한 것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분양가가 실수요자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뛰자 청약 통장을 해지하는 무주택자도 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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