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 마련 기한 ‘11년’, 5년 만에 가장 짧아진 이유는 ‘대출 조이기’

김유진 기자 2024. 11. 2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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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9월 말) 기준 서울에서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아파트를 장만하려면 11년 2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년 만에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하는 기간이 가장 짧아진 것이다.

최근 들어 PIR이 떨어지면서 표면적으로는 내 집 마련 기간이 과거 집값 급등기보다 단축된 것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는 고소득자에 한정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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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부동산 3분기 PIR 11.2
5년 만에 가장 짧은 기간
소득 기준 8236만원
전년 比 1643만원 ↑
지난 26일 서울 인왕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올해 3분기(9월 말) 기준 서울에서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아파트를 장만하려면 11년 2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년 만에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하는 기간이 가장 짧아진 것이다.

내 집 마련 기간이 짧아졌다는 것은 단면적으로는 소득이 오르거나 집값이 하락하며 집을 매입하기 쉬워졌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실상은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고소득자 위주로 주택담보대출이 실행되다 보니 내 집 마련 기간이 짧아치는 착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29일 KB부동산 데이터허브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 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서울 지역의 PIR은 11.2로 집계됐다. PIR이란 연소득을 모두 모아 주택을 구입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뜻한다. 올해 3분기 PIR이 11.2라는 것은 소득을 쓰지 않고 모아 집을 사는 데 걸리는 기간이 11년 2개월이라는 의미다.

이는 2019년 3분기 10.8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집값이 코로나 이후 천정부지로 치솟자 2019년 4분기 서울 지역 PIR이 11.3으로 오른 뒤 2022년 2분기에는 14.8까지 올랐다. 올해 들어서 PIR은 1분기 12.6, 2분기 11.5로 낮아지는 추세다.

최근 들어 PIR이 떨어지면서 표면적으로는 내 집 마련 기간이 과거 집값 급등기보다 단축된 것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는 고소득자에 한정된 이야기다. 3분기 PIR 집계의 기준이 된 가구소득은 8236만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가구소득 기준이 무려 1643만원 증가했다. 이러한 소득이 있는 가구가 매입한 집값도 올라갔다. 올해 3분기 이들이 구입한 주택가격의 중위값은 9억2500만원이다. 지난해 3분기 집값의 중위값이 8억4500만원이었으나 1년 만에 8000만원 오른 수준이다.

지난 18일 서울 한 부동산 모습. /연합뉴스

쉽게 말해 지난해 3분기에는 연간 6593만원 버는 가구가 8억4500만원짜리 집을 사려고 할 때 12년 8개월 걸리는 것으로 계산됐다. 하지만 올해 3분기에는 가구소득이 연간 8236만원인 차주(돈을 빌린 사람)가 11년 2개월을 걸려 9억2500만원인 집을 매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고소득자들이 돈을 빌려 집을 사다 보니 내 집 마련 기간이 단축된 것으로 보이는 셈이다.

이는 대출 요건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B부동산이 발표하는 PIR은 KB국민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한 차주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올해 3분기 들어 집값이 다시 상승할 조짐을 보이자 금융 당국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등 대출 관리를 강화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출 관리 방안은 ‘갚을 수 있는 만큼 빌려준다’는 원칙이 있어 소득이 높은 이들은 대출 문턱이 중저소득자에 비해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 결국 소득이 높은 이들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하다 보니 내 집 마련 기간도 짧아진 것으로 보인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출 문턱이 높아져서 고소득자들 위주로 집을 사다 보니 PIR이 앞당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 이외의 다른 수도권 지역도 유사한 추세를 보였다. 경기 지역의 올해 3분기 PIR은 9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인천 지역 역시 PIR이 8.1로 0.7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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