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대우건설 옛 인연 '해외 점프' 발판 될까
중흥그룹 인수뒤 대우그룹 유산 계승 '관심'
최근 북미 등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대우건설이 미국의 '트럼프 2기' 시기와 맞물려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과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동산개발업 경영 시절 '트럼프 월드'라는 독특한 협업 인연이 있었던 것이 긍정적 전망의 실마리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정진행 부회장과 정정길 미주개발사업담당 상무 등 임직원들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미국 시카고와 뉴욕을 방문해 현지 시행사 및 개발사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10월 대우건설 부회장으로 취임한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에서 40여년간 요직을 거치면서 글로벌 사업을 이끌었던 경험이 풍부하다. 정원주 회장과 함께 대우건설의 해외 사업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 부회장 일행은 시카고에서는 사모펀드 회사와 복수의 개발회사, 투자자산운용사 등을 만나 현지 시장 동향과 진출 전략을 논의했다. 뉴욕에서는 부동산 개발 및 투자 기업과 만나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장기적인 파트너십과 함께 구체적인 국내외 사업 협력도 검토했다는 전언이다.
대우건설 주요 경영진의 방문은 공교롭게도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 성공으로 마무리되고 있는 미국 대선 시기와 맞물렸다. 이 때문에 대우건설과 트럼프의 인연이 재조명 받고 있다. 중흥그룹 인수 뒤에도 옛 대우그룹 시절의 유산으로 남은 인연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받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옛 대우그룹 시절인 1997년께 뉴욕 맨해튼 70층 '트럼프월드타워'를 '트럼프사'와 합작해 지었다(준공 2001년). 이 사업을 계기로 1998년 트럼프가 대우그룹의 거제도 조선소, 군산 자동차 공장 등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듬해 두번째 방한해서는 '대우 트럼프 월드'라는 주상복합 브랜드를 함께 만들기도 했다. ▷관련기사: [인사이드 스토리]'아, 대우 트럼프월드'…이럴줄 알았으면(2016년 11월10일)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지난 2022년 중흥그룹 인수 이후 정원주 회장 주도로 아프리카, 동남아,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해외 부동산 개발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며 "베트남에서처럼 대우그룹 시절부터 맺어온 인연이 트럼프 2기 시대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우건설의 해외 사업은 최근 나이지리아, 이라크, 베트남 등 해외거점국가에서 수익성을 견고하게 받쳐주고 있다. 지속적으로 공사 물량이 나오는 나이지리아에서 대우건설의 입지는 확고하다. 한국 기업이 베트남 현지에서 추진한 개발사업의 성공사례로 항상 언급되는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도 대우건설의 대표적인 사업장이다.
이런 거점을 발판으로 신규 국가 진출 및 신사업 확대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최근 1조원 규모의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비료공장 프로젝트에 최종 낙찰자로 선정돼 연내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제2의 스타레이크시티로 조명되는 타이빈성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이 투자 승인을 받았다.
올해 3분기말 기준 대우건설의 올해 신규 수주 누계액은 7조3722억원이며, 수주 잔고는 44조7777억원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건설 경기 불황이 짙어지고 있지만 대우건설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체질개선과 내실다지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우건설은 차입구조 다변화와 수익성 낮은 사업장 정리를 통해 안정적으로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작년 5월 쿠웨이트 소재 와르바 은행을 통해 1억달러 상당 이슬람채권 발행에 성공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7월에도 1억달러 규모 2차 이슬람 채권을 발행했다.
이 건설사 관계자는 "선제적 유동성 확보를 통한 안정적 재무구조 구축과 해외시장 확대,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내실경영 확대를 통해 지속성장 가능한 토대를 마련해 건설시장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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