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재건축 선도지구 4곳 주민 "환영"…호가·매매문의↑

노승혁 2024. 11. 2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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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미선정 단지도 내년부터 주민제안 방식으로 정비"

(고양=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경기 고양시의 일산신도시에서는 4곳이 정부가 선정한 재건축 선도지구로 지정됐다. 모두 지어진지 30년이 넘는 노후 아파트다.

이곳 주민들은 불편한 거주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해당 지구 아파트 단지의 매매가격은 이미 기대감이 반영돼 가파른 상승세다. 최근에는 호가가 더 오르고 매매 문의도 늘고 있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 표정 (고양=연합뉴스) 김병만 기자= '1기 신도시 정비 선도지구 선정 결과'가 발표된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백송마을 1단지에 재건축 동의에 감사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2024.11.27 kimb01@yna.co.kr

백송·후곡·강촌·정발 선도지구 4곳…9천174호 선정

선정 단지는 일산동구 백석동 백송마을 1·2·3·5단지(2천732호), 후곡마을 3·4·10·15단지(2천564호), 강촌마을 3·5·7·8단지(3천616호), 정발마을 2·3단지(262호)이며 선정 물량은 총 9천174호이다.

선도지구로 선정된 단지는 상대적으로 높은 주민동의율을 확보했고, 통합 정비 참여 주택단지 수와 세대수, 통합구역 내 가구당 주차대수 등 세부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송마을 1·2·3·5단지는 지난 1월10일 윤석열 대통령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백송마을 5단지에 직접 방문해 재건축을 약속했던 곳이기도 하다.

백송마을 4개 단지는 1992∼1993년도에 지어졌으며, 전용 49∼106㎡, 용적률은 150%이다.

백송마을 5단지는 1992년 8월 일산신도시 최초로 준공된 아파트 단지이며 786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일산동구 마두동 강촌마을 3·5·7·8단지는 1992∼1993년 지어졌으며 전용 47∼124㎡, 총 3천616 가구 규모다. 4개 단지의 평균 용적률은 178%다.

단지에서 지하철 3호선 마두역과, 경의·중앙선·서해선이 지나는 백마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일산 백마 학원가가 가깝다.

일산서구 일산동 후곡마을 내 3·4·10·15단지는 1994∼1995년 지어졌으며 전용 56∼199㎡, 총 2천564가구 규모다. 4개 단지의 평균 용적률은 181%다.

이 단지들은 경의·중앙선·서해선 일산역이 맞은 편에 있으며 단지 남쪽으로 후곡 학원가를 끼고 있다.

전철역이 가깝기 때문에 후곡마을 4개 단지는 고양시 사전컨설팅에서 정비 방식을 역세권 복합·고밀개발 방식으로 정했다.

용적률을 400%쯤 높여 고층으로 짓는 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3, 4단지 일부 가구를 제외하면 전체 70%가 30평대 이상 대형 주택으로 구성돼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발마을 2·3단지(262호)는 연립빌라로 1996년 지어졌다.

주민 "환영"…호가·매매 문의 급증

백송마을 한 주민은 "백송 3단지는 1기 일산신도시에서 먼저 입주한 단지 중 한 곳"이라며 "집에 물이 새면 누전차단기가 내려가고, 건물 안전 때문에 이사할 때 베란다 창문을 이용하는 사다리차를 이용할 수 없다. 빨리 재건축이 진행되길 희망한다"고 환영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곳은 주차대수가 0.5대 수준이다. 양쪽 이면도로는 오후 5시가 되면 다 막혀 소방차도 못 들어올 정도라 위험하다"면서 "하루빨리 재건축이 진행돼 마음 편하게 생활했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했다.

선도지구 경쟁에서 앞선 단지는 최근 몸값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재건축 기대가 커지면서 더 늦기 전에 투자하려는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일산 백송마을 전용 76㎡의 실거래 가격이 지난달 3억9천만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3억3천만원대)에 비해 6천만원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호가가 2022년 신고가(4억5천만원)에 근접한 4억2천만원 매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후곡마을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정부의 오늘 선도지구 발표 때문인지, 최근 아파트 매매 문의가 계속 이어졌다"며 "선도지구는 정부가 예고한 인허가·금융 지원을 충분히 받을 가능성이 커 사업성도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고, 재건축이 진행됨에 따라 선도지구뿐만 아니라 주변 단지도 가격 상승 대열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1기 일산 신도시 [연합뉴스 자료사진]

강촌마을의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선도지구로 선정된 단지는 대부분 규모가 크고 정부 지원으로 재건축 속도도 빨라질 가능성이 커 사업성 측면에서 투자 매력도가 높다"면서 "지난달까지 아파트 매매 문의가 하루 1∼2건이었는데, 최근 하루 5∼6건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양시는 이번에 선정된 단지가 신속한 특별정비계획 수립지원을 위해 국토부에서 마련 중인 '노후 계획도시형 계획 수립 패스트 트랙'을 적용해 빠르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양시는 국토부 특별정비계획 수립 지원방안에 따라 선도지구의 원활한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관계 부서와 사전협의, 주민들과 긴밀한 소통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또 시는 이번 공모로 인한 주민 간의 갈등, 피로도 누적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이번 선도지구에서 미선정된 단지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공모 없이 주민 제안 방식으로 추진하고 연차별 정비물량 내에서 승인해 나가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이번 공모를 통해 선정된 선도지구를 시작으로 일산신도시의 혁신적인 도시공간 재창조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체계적인 주민 맞춤형 재건축을 통해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n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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