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220개 면적만큼…광화문에 새 빌딩

위지혜 기자(wee.jihae@mk.co.kr) 2024. 11. 2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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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4년간 163만㎡ 공급
세운상가·서울역 역세권개발
공급과잉 우려도 나오면서
강남서도 빌딩 매물 늘어

서울 광화문 일대 도심업무지구(CBD)에 내년부터 4년간 총 48만평 규모의 대규모 오피스 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최근 높은 임대료로 인한 '탈서울 흐름'에 마곡 등 서울 외곽 업무지구의 오피스 물량 공세까지 겹치면서 향후 CBD가 '공실 몸살'을 앓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벌써 공급 과잉에 앞서 고점에서 이익을 실현하려는 매물들도 속속 쏟아져 나오는 중이다.

21일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2025년~2028년 CBD에 163만4413㎡(약 48만6186평) 규모의 오피스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연면적만 43만9000㎡에 달하는 세운 재정비촉진지구와 지하 6층~지상 최고 39층 규모의 건물 5개 동이 들어서는 서울역 북부 역세권 복합개발지구도 이 시기부터 신규 공급되며 축구장 220개 규모의 오피스가 들어선다.

2025년에는 초동오피스(3만8791㎡), KT광화문빌딩(7만2781㎡) 등 15만1272㎡ 규모의 오피스가 신규 공급된다. 2026년에는 공평지구 15·16구역 재개발(14만3335㎡)을 비롯해 40만5936㎡ 규모가 신규 공급된다. 2027년 디타워효제(7만6985㎡)와 코리안리재보험빌딩 재건축(9만2838㎡), 2028년 키움증권빌딩 재건축(4만8826㎡), 삼성생명 서소문 재개발(21만4361㎡), 돈의문 2구역 재정비(6만9877㎡)로 인한 신규 공급도 이뤄진다.

세운상가 일대 재개발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를 비롯해 자산운용회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광화문 오피스 대어다. 2027년 세운4구역(30만9658㎡) 신규 공급을 시작으로, 2028년 17만243㎡, 2029년 52만4759㎡ 규모의 공급이 이뤄진다. 2029년에 준공되는 서울역 역세권 복합개발도 2027년부터 10만9942㎡ 규모를 신규 공급할 예정이다.

CBD는 원래 광화문을 중심으로 한 종로구와 중구 일대가 업무권역이었다. 그러나 동쪽으로 공평지구, 세운지구, 효제동까지 오피스가 공급되며 권역이 넓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오피스 임대료가 자연스레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상업용 부동산 기업 CBRE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서울 3대 업무지구 중에서 도심권역의 전년 대비 실질 임대료 상승률은 8.4%로 가장 낮았다. 같은 기간 강남권역은 12.8%, 여의도권역은 19% 상승했다.

그러나 임대료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핵심 지구를 떠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그니쳐타워에 임차 중인 코리아세븐은 강동구에 있는 이스트센트럴타워로 이전했다. 서울스퀘어에 임차 중인 SK그룹 계열사 11번가는 경기도 광명에 있는 '데시앙 유플래닛 빌딩'으로 이전을 확정했다. 상업용 부동산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CBD의 올해 3분기 평균 공실률은 지난 분기 대비 0.5%포인트 오른 3.1%였다.

게다가 마곡권역 등 서울 외곽 및 수도권 지역에서는 공격적인 신규 오피스 물량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마곡권역에는 올해 하반기에만 '원그로브' 등 66만4788㎡ 규모의 신규 오피스가 공급된다.

전문가들은 오피스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 같은 대규모 공급이 '공실 우려'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은 "팬데믹 사태 이후 오피스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도 저성장이나 정체 현상을 보이는 상황"이라며 "일반적으로 공급량이 많아지면 공실 우려가 있다. 파급 효과가 인근 오피스 시장까지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오피스 몸값 고점에서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매각 작업이 한창이다. 세빌스코리아는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있는 퍼시픽타워(연면적 5만9500㎡) 매각을 주관하고 있다. 서울역 인근의 KDB생명타워(연면적 8만2116㎡)도 매각 작업 중이다. 싱가포르투자청은 광화문의 서울파이낸스센터(SFC) 매각을 위한 입찰을 진행 중이다.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입주한 크레센도빌딩도 매물로 나와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강남업무지구(GBD)에서도 NC소프트가 소유한 NC타워, 삼성 위워크, 우신빌딩, 강남N타워, 삼성동빌딩, 서초대로에 있는 BNK자산운용의 BNK디지털타워도 매물로 나왔다.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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