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사장 “1기 신도시 이주대책, 재건축 진행상황 보면서 고민할 것”
다음주 1기 신도시(경기도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에서 가장 먼저 재건축을 진행할 선도지구가 발표되는 가운데,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선도지구가 지정돼도 실제 사업이 진행되는 곳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2026년 이주 시작’을 목표로 1기 신도시 재건축 속도전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주 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산하기관 장이 다른 목소리를 낸 것이다. 다만 재건축 사업성이 높은 분당의 경우 LH 오리 사옥 등 유휴부지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했다.
이 사장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1기 신도시 이주대책 관련 질문을 받고 “1기 신도시 재건축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를 냉정하게 봐야 한다”며 “선도지구가 지정되어도 자기 부담금이 얼마로 나오는지에 따라 사업 추진이 굉장히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중 1기 신도시 선도지구를 2만6000가구(최대 3만9000가구) 규모로 선정해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지역별로는 분당이 8000가구로 가장 많고 일산 6000가구, 평촌 4000가구, 중동 4000가구, 산본 4000가구 순이다.
정부의 시간표대로라면 재건축 선도지구로 지정된 단지는 2026년 이주를 시작해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를 하게 된다. 문제는 주민들을 위한 이주 대책은 아직 안갯속이라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2년 안에 구체적인 이주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재건축 사업 지연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일산은 창릉신도시, 산본은 인근 중공업지역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이주대책은 선도지구의 자기부담금이 어느 수준으로 나오는지를 보고 고민해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다.
다만 분당은 재건축 추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지자체와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했다고 했다. 이 사장은 “최근 성남시장과 협의해 오리역 일대 LH 사옥과 하나로마트, 법원 부지 등 유휴부지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오리사옥은 LH가 14년간 매각을 시도했지만 건물 용도가 오피스 등으로 제한돼있어 팔리지 않은 곳이다. LH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 용도를 바꿔 이곳에 재건축 이주단지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성남 재정비 사업 물량을 이주단지로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이 사장은 “LH가 올해 주택공급 목표로 제시한 5만호 착공, 10만호 인허가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인천계양을 시작으로 내년 1월 고양창릉, 2월 하남교산, 3월 부천대장, 5월 남양주왕숙 등 3기 신도시도 차례로 분양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를 위한 매입임대사업 역시 올해 목표치를 달성할 것으로 이 사장은 내다봤다. LH는 올해 5만가구와 내년 5만가구를 합쳐 2년간 10만가구의 신축매입임대주택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사장은 “현재까지 신축매입약정 신청건수는 17만가구로 전년 대비 5배 늘었다”며 “이 중 7만가구가 심의에 통과해 올해 목표치는 어렵지만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LH의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이 사장은 “매입임대주택을 1채 매입할 때마다 LH 자체자금이 1억원 이상 들어간다”며 “매입 비용에서 정부 지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65%에 불과한데 90%까지 높이도록 정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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