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가 쏟아진다”…축구장 220개 물량이라는데, 서울 한복판에 무슨 일이
세운상가·서울역 역세권 개발
20일 상업용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2025년~2028년 도심업무지구에는 163만4413㎡(48만6186평)의 오피스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연면적만 43만9000㎡에 달하는 세운 재정비 촉진지구와 지하 6층~지상 최고 39층 규모의 건물 5개동이 들어서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지구도 이 시기부터 신규 공급되며 축구장 220개 규모의 오피스가 들어선다.
2025년에는 초동오피스(38791㎡), KT광화문빌딩(72781㎡) 등 15만1272㎡ 규모의 오피스가 신규공급된다. 2026년에는 공평지구 15·16구역 재개발(14만3335㎡)을 비롯해 40만5936㎡ 규모가 신규공급된다. 2027년 디타워효제(76985㎡)와 코리안리재보험빌딩 재건축(92838㎡), 2028년 키움증권빌딩 재건축(48826㎡), 삼성생명 서소문재개발(21만4361㎡), 돈의문 2구역 재정비(69877㎡)로 인한 신규공급도 이뤄진다.
CBD는 원래 광화문을 중심으로 한 종로구와 중구 일대가 업무권역이었다. 그러나 동쪽으로 공평지구, 세운지구, 효제동까지 오피스가 공급되며 권역이 넓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오피스 임대료가 자연스레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상업용 부동산 기업 CBRE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서울 3대 업무지구 중에서 도심권역의 전년 대비 실질 임대료 상승률은 8.4%로 가장 낮았다. 같은 기간 강남권역은 12.8%, 여의도권역은 19% 상승했다.
그러나 임대료가 높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핵심지구를 떠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그니처 타워에 임차 중인 코리아세븐은 강동구에 위치한 이스트센트럴 타워로 이전했다. 서울스퀘어에 임차 중인 SK그룹 계열사 11번가는 경기도 광명 소재 ‘데시앙 유플리닛 빌딩’으로 이전을 확정했다. 상업용부동산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CBD의 올해 3분기 평균 공실률은 지난 분기 대비 0.5%p 오른 3.1%였다.
게다가 마곡권역 등 서울 외곽 및 수도권 지역에서는 공격적인 신규 오피스 물량 공세를 이어 나가고 있다. 서울 마곡권역에서는 올해 하반기에만 ‘원그로브’ 등 66만4788㎡ 규모의 신규 오피스가 공급된다. 인천에서는 면적 10만㎡의 청라파이낸스센터도 분양 중이다. 이외에도 광운대가 역세권 개발 사업 중이며, 은평에서도 수색 역세권 개발 사업 기반을 다지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오피스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 같은 대규모 공급이 ‘공실 우려’를 낳을 수 있고 지적한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은 “팬데믹 사태 이후 오피스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도 저성장이나 정체 현상을 보이는 상황”이라 “일반적인 공급량이 많아지면 공실 우려가 있다. 파급효과가 인근 오피스 시장에까지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전문가는 “임대료 수준은 현재가 변곡점이라고 본다”며 “앞으로 내수 경기 침체가 걱정되는 상황에서 이렇게 공급 폭탄이 계속된다면 임대료 하락과 공실률 증가는 불보듯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론도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오피스 시장은 2년간 공급이 부족했다. 경기침체가 되더라도 대기업들이 갑자기 사무실을 비울 수는 없기 때문”이라며 “특히 도심권의 오피스 수요는 계속 있고, 공급 부족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에 대규모 공급이 수급 안정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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