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명도 중요하죠"…한남4구역 결국 브랜드 경쟁

이효정 2024. 11. 2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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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 vs 현대건설 '디에이치 한강'
래미안 단일 브랜드 고수하는 삼성물산…펫 네임 관심도 높아져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이 정비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조합원들은 벌써부터 건설사들이 제안한 브랜드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브랜드도 시공사를 결정하는데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판단에 '래미안'과 '디에이치' 사이에서 저울질하고 있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은 지난 18일 한남4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에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시공능력 1,2위를 다투는 두 건설사가 뛰어들면서 일부 조합원들은 단지명에 대한 관심도 지대하다. 한남4구역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단지명이나 브랜드에 대해 여러 의견이 오가고 있다"며 "조합원들이 시공사 선정할 때 브랜드도 중요한 한 요소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지명은 브랜드를 가장 잘 드러내는데, 최근 몇년 새 단지명에 브랜드와 펫 네임, 또는 지역을 조합한 작명이 떠오르고 있다. 펫네임은 보통 아파트 브랜드명 뒷부분에 붙는 이름으로 각 아파트 단지의 강조하고 싶은 상품 특징이나 지역적 특색을 드러내기 위해 붙인다.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 전체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에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을 단지명으로 제안했다. 펫네임은 '글로우 힐즈 한남'인 셈인데, '널리 빛나고 번영한다'는 의미의 상징성과 한강과 남산 사이의 '한남' 지역적 특성도 살렸다.

일례로 용산구 이촌동의 '래미안 첼리투스(2015년 입주)'는 라틴어로 ‘하늘로부터’를 뜻하는 '첼리투스'를 펫 네임으로 붙였다. 지난 2013년 4월 서울시가 한강변 건축물 높이를 35층으로 제한하기 직전에 서둘러 옛 렉스아파트를 재건축했기 때문에 '동부이촌동 마지막 최고층 단지'로 관심 받았다. 삼성물산은 용산공원 일대 래미안 첼리투스와 래미안 용산더센트럴(2017년)에 이어 한남4구역을 수주해 '용산 래미안 타운'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상표권을 쓸 수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단지명을 제안했다"며 "다른 단지명이 더 좋다면 변동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별도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두지 않고 래미안 단일 브랜드를 고수하고 있다. 이에 일부 단지들은 래미안이란 브랜드만큼이나 펫 네임이 유명하기도 하다.

최근 래미안 단지 중에서도 '원'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펫 네임이 부촌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일례로 반포의 '래미안 원베일리'도 래미안이란 브랜드만큼이나 '원베일리'란 펫 네임이 많이 알려진 대표적인 사례다. 서울 반포동의 '래미안 원펜타스', 잠원강변아파트를 리모델링을 하는 '래미안 신반포 원펠리체', 과천주공10단지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원마제스티'도 있다.

현대건설이 제안한 디에이치 한강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의 단지 이름을 '디에이치(The H) 한강'으로 제안했다. 현대건설 역시 한남3구역의 '디에이치 한남'과 연계해 약 8000가구의 '디에이치 브랜드 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펫 네임은 한남3구역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한강'으로 정한 셈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단지명을 제안할 때 사내 브랜드 심의위원회를 거쳐 제안한다"며 "한남4구역은 서울의 중심이고 한강이 보이는 상징성 깊은 곳이란 점, 한남3구역과 연계한 브랜드타운을 조성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단지명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디에이치는 현대건설이 지난 2015년 선보인 회사의 하이엔드 브랜드로 기존 브랜드인 '힐스테이트'와 차별해 쓴다. 보통 현대건설은 ‘브랜드 적용 심의위원회’를 열어 △브랜드 △상품 △서비스 △사업 △시공 품질 △AS 및 고객 관리 △분양 등 7가지 조건을 따져 결정한다. 올해 분양 아파트 중에서는 '디에이치 방배',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등이 있다.

◇단지명 마음에 안들면 어쩌죠?…"총회 거쳐 변경 가능"

시공사가 제안한 단지명은 무조건 고수해야 할까. 그렇지는 않지만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서울 반포3주구 '래미안 트리니원'도 애초에 지난 2020년 삼성물산이 제안한 단지명은 '구반포 프레스티지 바이 래미안'이었다. 당시 삼성물산은 지역 주민들의 자부심을 계승하고, 대를 이어 살고 싶은 주거의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이렇게 제안했다.

그러나 조합 내부의 이름 변경 요청으로 지난 2023년 조합의 정기 총회에서 조합원과 삼성물산이 제안한 후보군 5개 중 투표를 통해 '트리니원'으로 펫 네임을 바꿨다. 트리니원은 삼위일체를 뜻하는 트리니티와 하나를 뜻하는 원(One)의 합성어로 학군·교통·생활 편의 3가지 요소와, 보안·어매니티·서비스 3가지 특화요소가 어우러진 단지란 의미를 담았다.

한남4구역 조합 관계자는 "향후 시공사가 제안한 단지명을 바꾼다면 총회 의결을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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