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전세보증 요건 공시가 126%→112% 추진…"빌라 전세 씨 마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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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보증 기준'을 이전보다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예컨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빌라는 올해 공시가격이 2억5,000만 원으로, 현 기준대로면 3억1,500만 원(공시가 126%)까진 전세보증 가입이 가능하다.
전세보증 기준이 강화되고 2년 연속 빌라 공시가까지 하락하면서 빌라 임대차 시장은 빠르게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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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전세보증 대상 전세가율 80%로 하향
새 정책 추진되면 기존보다 전셋값 10%↓
국토부 "정책 방향성만 정해, 천천히 추진"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보증 기준'을 이전보다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전세보증 규모가 줄어들면서 빌라 전세시장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도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업계는 정책 파장을 거론하며 반발하고 있다.
HUG 전세보증 대상 전세가율 추가 하향
2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HUG는 전세사기에 따른 전세보증 사고 속출로 대위변제(HUG가 전셋값 지급) 금액이 급증하자 최근 전세보증 대상을 기존 전세가율 90%에서 80%로 낮추는 방안을 마련해 국회에 보고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전세보증을 활용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를 막는다는 취지로 전세보증 대상 전세가율을 100%에서 90%로 낮췄는데, 이보다 더 낮추겠다는 것이다.
전세가율은 집값에서 전셋값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전세가율 기준이 80%로 낮아지면, 앞으로 전셋값이 집값의 80% 아래여야 전세보증에 가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방안을 두고 빌라 시장에 파장이 클 전망인데, 구조상 역전세가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부는 아파트와 달리 빌라에 대해선 집값(시세)을 계산할 때 일부 예외 사항을 제외하고 무조건 '공시가 140%(2년 전 150%)'를 사용하도록 제도를 바꿨다. 이른바 '공시가 126%(140%ⅹ전세가율 90%)' 룰이 나온 배경이다. 하지만 전세가율을 80%로 낮추면 전세보증 기준은 기존 126%에서 112%로 낮아진다.
현재 빌라 전세시장에선 전세보증 기준인 '공시가 126%'가 시장 가격으로 굳어져 있다. 전세사기 우려 탓에 전세보증을 끼고 계약하는 관행이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전세보증 기준이 112%로 낮아지면 집주인들로선 자연히 기준에 맞추기 위해 전셋값을 낮출 수밖에 없다.
예컨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빌라는 올해 공시가격이 2억5,000만 원으로, 현 기준대로면 3억1,500만 원(공시가 126%)까진 전세보증 가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기준이 '공시가 112%'로 바뀌면 전세보증 가입선이 2억8,000만 원으로 낮아진다. 집주인으로선 3,500만 원 수준의 역전세에 몰리게 되는 셈이다.
빌라 전셋값 급락→전세가율 4.1%p ↓
전세보증 기준이 강화되고 2년 연속 빌라 공시가까지 하락하면서 빌라 임대차 시장은 빠르게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집주인들이 인위적으로 전셋값을 낮추고, 그만큼을 월세로 돌린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기준 전국 빌라 평균 전세가율은 67.2%로 1년 전(71.3%)보다 4.1%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아파트 전세가율은 66.2%에서 67.9%로 소폭 상승했다. 그만큼 빌라 전셋값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의미다. 시장에서 정부가 시세와 동떨어진 공시가를 기준으로 삼아 빌라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춘 것이란 반발이 나온 배경이다.
성창엽 주택임대인협회 회장은 "전세보증 기준이 전세가율 80%로 강화되면 월세 전환은 결과적 문제고 이 과정에서 전세금 미반환에 봉착한 집주인이 쏟아질 것"이라며 "지금도 임대사업자를 그만두겠다는 집주인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 같은 시장 우려에 대해 "앞으로 단계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방향성만 나온 것"이라며 "시장의 우려를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최근 3개월 보증사고 금액이 1조 원에 육박하고, 전세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막대한 대위변제로 HUG 곳간이 비어가는 상황이라, 빌라 전세보증 강화 정책은 수순일 뿐이라고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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