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한방, 여보 이혼하자" 그런데 같이 산다?…'로또 청약'이 뭐길래

조성준 기자 2024. 11. 2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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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2024년 상반기 주택청약 및 공급실태 점검을 통해 이 같은 공급질서 교란행위 127건을 적발해 경찰청에 수사의뢰했다고 20일 밝혔다.

점검은 지난해 하반기 분양단지 중 부정청약이 의심되는 40곳(2만3839가구)를 대상으로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이뤄졌다.

국토부는 실제로는 함께 거주하고 있지만 생애최초·다자녀 등의 특별공급에서 무주택세대원 청약자격을 얻기 위해 허위로 이혼하는 위장이혼 부정청약 또한 3건 적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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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부정청약 127건 적발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29일 분양을 시작한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에 입주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A씨 부부는 20대 자녀와 함께 경기도 고양시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모친과 장모를 자택으로 위장 전입시켰다. 이들 부부는 파주 운정신도시에 공급하는 노부모 부양자 특별공급 주택에 청약해 당첨됐다.

#B씨는 남편 그리고 세 자녀와 함께 남편 소유의 파주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었다. 이들은 파주 운정신도시 아파트 특별공급 청약을 두 달 여 앞두고 협의 이혼했다. 이후에도 동거인으로 거주하며 무주택세대구성원 자격을 획득한 B씨는 다자녀가구 특공 주택에 청약해 당첨됐다.

국토교통부는 2024년 상반기 주택청약 및 공급실태 점검을 통해 이 같은 공급질서 교란행위 127건을 적발해 경찰청에 수사의뢰했다고 20일 밝혔다. 점검은 지난해 하반기 분양단지 중 부정청약이 의심되는 40곳(2만3839가구)를 대상으로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이뤄졌다.

적발된 사례는 위장전입, 자격매매, 위장이혼 등 여러 형태이다. 이들에 대해선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해당하는 형사처벌과 계약취소 및 10년간 청약이 제한되는 조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적발된 행위 중 위장전입이 107건으로 가장 많았다. 실제로는 거주하지 않으면서 해당지역에 있는 주택, 상가, 공장, 비닐하우스 등으로 전입신고하는 행위로 해당지역 거주자, 무주택세대구성원 청약자격이나 가점을 높이기 위해 청약하는 부정청약을 자행했다.

국토부는 실제로는 함께 거주하고 있지만 생애최초·다자녀 등의 특별공급에서 무주택세대원 청약자격을 얻기 위해 허위로 이혼하는 위장이혼 부정청약 또한 3건 적발했다. 자격매매도 벌어졌다. 브로커와 청약자(북한이탈주민)가 공모해 금융인증서 등을 넘겨주고 대리청약 맟 대리계약하는 부정청약도 적발됐다.

이외에도 시행사가 저층 당첨자와 공모해 부적격 또는 계약포기 한 로열층 주택을 미분양분에 대한 선착순 공급으로 가장해 계약을 체결한 불법공급 사례 16건. 한부모가족을 대상으로 한 공공주택 특별공급을 하면서 사실혼 관계에 있는 미혼자와 계약한 사항도 18건 적발해 당첨 취소했다.
청약 과열에 늘어난 부정청약…늘어난 계약취소, 제 발 저린 부정청약자들?
국토교통부가 적발한 지난해 하반기 부정청약 사례/제공=국토부
2021년 부동산 급등기 급격하게 몰린 청약 수요로 당시에도 부정청약 행위와 이를 적발하기 위해 정부가 긴급 단속을 나선 바 있다. 이후 부동산 시장 분위기 완화 이후에도 청약에 대한 관심도는 여전히 뜨거워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했다.

20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이달 15일까지 총 4만4529가구가 공급된 가운데 1순위 청약통장은 모두 96만7140건이 접수돼 21.7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하반기 전체 경쟁률이 11.61대 1이었던 데 반해 약 두 배에 이르는 경쟁률을 올해 보인 것이다.

지난 7월 말 분양한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에서는 부적격 당첨취소와 포기 사례가 대거 속출하기도 했다. 20억원의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 '로또청약' 아파트였던 만큼 1순위 청약 178가구 모집에 9만3864명이 몰려 평균 5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첨자 발표 결과, 청약 가점 만점자가 3명이 나왔다. 최저 당첨 가점도 137B형(69점) 한 개 타입을 제외하고는 모두 70점을 넘겼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당첨 가구 중 일부가 함께 거주하지 않는 부모 등을 가구원으로 편입해 가점을 부풀렸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부는 원펜타스 등을 포함해 올 하반기 주택청약 및 공급실태 점검을 진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의혹 제기와 정부의 단속 예고에 부정 청약자들이 적발 전 당첨 건을 포기했다는 추측도 나왔다.

정수호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최근 규제지역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청약과열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수도권 주요 분양단지에 대해서는 전수조사하고 있으며 공정하고 투명한 주택 청약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시장 모니터링과 점검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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