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이혼부터 탈북자 대리 계약까지…올해 상반기 부정청약 127건 적발

국토부, 수도권 주요 분양단지 전수조사 추진
분양단지 40곳 2만3839세대 대상

청약통장

남편, 자녀와 함께 광주시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 A씨는 청약브로커 B씨로부터 ‘북한이탈주민 특별공급’ 주택 자격을 넘겨 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사례금을 준다는 말에 혹한 A씨는 B씨에게 금융인증서와 권리포기 각서 등을 넘겼다. 이후 A씨는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공급하는 북한이탈주민 특별공급 주택에 당첨됐고 B씨는 대리로 계약을 했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상반기 수도권 주요 분양단지에서 위장전입·자격매매·위장이혼 등을 통한 부정청약을 127건 적발했다.

국토부는 작년 하반기 분양단지 중 부정청약 의심단지 40곳(2만3839세대)을 대상으로 주택청약 및 공급실태를 점검한 결과 이 같은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적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주택 공급질서 교란행위는 위장전입부터 자격매매, 위장이혼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했다. 가장 많이 적발된 형태는 위장전입이다. 국토부는 해당지역 거주자, 무주택세대구성원 청약자격이나 청약가점을 높이기 위해 허위의 주소지로 청약하는 부정청약을 107건 적발했다. 실제로 거주하지 않으면서 해당지역에 있는 주택, 상가, 공장, 비닐하우스 등으로 전입신고한 경우도 있었다.

1건 적발된 자격매매의 경우 브로커와 청약자(북한이탈주민)가 공모해 금융인증서 등을 넘겨주고 대리청약 및 대리계약 하는 형태였다.

위장이혼 사례도 3건이나 발견됐다. 신혼부부·생애최초·다자녀 등 모든 특별공급은 ‘무주택세대구성원’ 가구에 한정해 공급한다는 점을 노린 이들은 특별공급 청약자격 등을 얻기 위해 주택을 소유한 배우자와 허위로 이혼하고 청약을 넣었다.

시행사의 불법공급 사례도 16건 적발됐다. 시행사는 저층 당첨자와 공모해 부적격 또는 계약포기 한 로열층 주택에 대해 당첨자 계약기간 중에 계약금을 받고 미분양분에 대한 선착순 공급으로 가장해 계약을 체결했다. 본래는 당첨자 계약→예비입주자 계약→무순위공급 계약→미분양분 선착순공급 계약의 순서를 밟아야 한다.

또한, 국토부는 한부모가족을 대상으로 공공주택 특별공급을 하면서 사실혼 관계에 있는 미혼자와 계약한 사항도 18건 적발하고 당첨취소했다.

국토부는 적발된 공급질서 교란행위에 대해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들은 형사처벌(3년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이하 벌금)과 청약제한 등의 강력한 조치가 취해질 예정이다. 주택법 위반으로 확정 시 형사처벌과 함께 계약취소(주택환수) 및 10년간 청약이 제한된다.

정수호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최근 규제지역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청약과열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수도권 주요 분양단지에 대해서는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공정하고 투명한 주택 청약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시장 모니터링과 점검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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