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치 vs 래미안… 한남4구역 수주 놓고 `탑2` 붙었다

이윤희 2024. 11. 19. 16: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 최초 사업 특허 내세워
현대건설, 자하 하디드와 손잡아
정금마을 재건축후 17년만 승부
삼성물산이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에 제안한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 조감도. [삼성물산 건설부문 제공]
현대건설이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에 제안한 '디에이치 한강'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의 마지막 퍼즐인 한남4구역 정비사업을 따내기 위해 국내 1, 2위 건설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경쟁이 본격화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서울 정비사업사업지에서 정식으로 맞붙은 것은 동작구 '정금마을 재건축' 사업 이후 17년 만이다. 특히 사업비 1조원 이상의 서울 시내 대규모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승부를 벌이는 것은 한남4구역이 처음이다.

한남4구역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의 이름이 삼성물산의 주택 브랜드 '래미안'을 달게 될지 현대건설의 '디에이치'를 달게 될지 업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이 전날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한 결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응찰했다. 조합은 내년 1월 18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개최해 시공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달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두 곳은 입찰 참여 확약서를 제출하며 2파전을 예고한 바 있다. 두 회사는 각각의 강점을 살린 설계안을 내놓으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용산공원 남쪽과 서쪽에 각각 래미안 첼리투스, 래미안 용산더센트럴에 이어 한남4구역까지 용산공원 주변에 걸쳐 거점 랜드마크 단지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네덜란드 유명 설계사 '유엔스튜디오'와의 협업을 통해 한강변 전면에 배치된 4개동을 마치 회전하는 듯한 나선형 구조로 설계한 원형 주동 디자인을 제안했다. 삼성물산은 이 디자인으로 정비 사업 최초로 특허를 출원했다. 조합원 모두 한강 조망권을 즐길 수 있고 입주민의 생활 방식에 따라 공간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한 가변형 구조 설계다. 남산과 한강 등 주변 환경에 따라 'O'·'X'·'L'자 등 독특한 형태의 주동 배치를 통해 조망과 도시 경관에도 어울리게 했다.

또한 서울시청 광장 6배에 달하는 1만2000여평 규모의 커뮤니티 시설도 특징이다. 이는 세대당 5.03평 규모로 기존 공동주택에서 세대당 3평 정도가 주어지는 것과 비교해도 두배 가까이 넓다. 이 커뮤니티 시설에는 100여개의 다양한 시설을 넣을 계획이다.

단지 내에는 한강과 남산을 연결하는 365m 길이의 친환경 생태공간 '하이라인365'를 조성해 조깅 트랙, 세족장, 캠핑 공간 등 다양한 옥외 휴식 공간도 제공한다. 단지명은 '널리 빛나고 번영한다'는 뜻을 담아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으로 정했다.

인근 한남3구역 시공권을 가진 현대건설은 두 구역의 연계 시공으로 비용 절감과 빠른 사업 진행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하고 나섰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한남3·4구역을 연계하면 8000세대가 넘는 대단위 '디에이치 타운'이 완성된다. 한남3구역은 이미 전체 가구의 98% 가량 이주를 마치고 철거를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은 여성 최초로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건축사무소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손을 잡았다.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는 앞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설계했다. 이번에 현대건설과 손잡고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공동주택 작업에 참여한다. 현대건설은 자하 하디드의 디자인 철학을 설계에 담아 한강의 물결과 남산의 능선을 형상화한 곡선미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의 직선형 설계를 과감히 벗어나 곡선형 알루미늄 패널 8만8000장을 사용하는 설계를 제안했다.

단지 내 3개동을 연결하는 총길이 190m의 브릿지와 2개 동을 연결하는 110m 브릿지로 외관의 매력을 더한다. 조합원 전 세대가 한강, 남산, 용산공원의 조망을 누릴 수 있도록 당초 51개동에서 22개를 줄인 29개동을 지어 세대 간 조망권 침해를 최소화했다. 특히 중대형 평형인 1318 세대에는 테라스 특화 평면을 적용해 돌출형, 오픈형, 포켓형 등 다양한 테라스 형태 중에서 조합원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단지명으로는 '디에이치(THE H) 한강'을 제안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 공동주택 사상 최초로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협업해 곡선의 아름다움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설계를 제안했다"면서 "한강의 곡선과 남산의 자연미, 넓게 펼쳐진 공원 등을 조화롭게 담아내며 한강변 새로운 랜드마크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두 건설회사가 맞붙은 것은 지난 2007년 단독주택 재건축 1호 사업인 서울 동작구 '정금마을 재건축'에서 대결한 후 17년 만이다. 당시 수주전에선 현대건설이 승리하며 해당 사업지엔 '이수 힐스테이트'가 들어섰다.

한남4구역 재개발은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23층, 51개동, 2331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한남뉴타운 중 가장 높은 수준인 3.3㎡(평)당 940만원, 총 공사비는 1조6000억원에 달한다. 부지 규모는 약 16만258㎡으로, 한남뉴타운(2·3·4·5구역) 구역 중 세 번째로 규모가 크고, 조합원 수는 1166명으로 더 적다. 일반분양 물량도 1981가구에 달해 다른 구역들보다 수익성이 높고 한강 조망이 가능한 세대도 많다는 평가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