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 한남4구역 수주 맞대결···'최초 특허' vs '건축계 노벨상'

입찰 제안서 제출···내년 1월 최종 선정
삼성물산, 4개 메인 동 나선형구조 설계
현대건설, 자하 하디드 사무소와 협업

현대건설이 제시한 한남4구역 재개발 ‘디에이치 한강’ 조감도. 사진 제공=현대건설

삼성물산이 제시한 한남4구역 재개발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 조감도. 사진 제공=삼성물산

[서울경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재개발 ‘대어’인 한남4구역 수주를 놓고 국내 1·2위 건설사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맞붙는다. 삼성물산은 정비 사업 최초로 설계 디자인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고, 현대건설은 국내 아파트 건축 사상 처음으로 세계적 건축사사무소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손을 잡았다. 두 건설사 모두 화려한 설계안과 더불어 모든 조합원에게 ‘프리미엄 조망’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내걸었다.

19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전날 진행된 한남4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입찰에 나란히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한남4구역은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대에 22층, 51개 동, 2331가구 규모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예상 공사비가 1조 6000억 원에 달한다.

건설사들이 입찰과 함께 제시한 설계안을 보면 삼성물산은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와 협업해 한강 변 전면의 4개 메인 동을 나선형 구조로 설계했다. 층별로 회전하는 구조의 원형 디자인으로 한강 조망을 극대화해 조합원 100% 한강 조망권을 확보했다. 아울러 이 디자인으로 국내 정비 사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특허를 출원했다.

커뮤니티 시설 규모가 약 3만 9600㎡(1만 2000평)으로, 서울시청 광장 6배에 달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가구당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 면적이 16㎡(5.03평)에 달해 가구당 9.9㎡(3평) 남짓에 불과한 기존 아파트 시설보다 넓다. 삼성물산은 약 100개의 다양한 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또 한강과 남산을 연결하는 365m 길이의 생태 공원 ‘하이라인365’를 만들어 이곳에 조깅 트랙, 세족장, 캠핑 공간 등 다양한 야외 공간을 조성할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 수상자이자 ‘곡선의 여왕’이라고도 불리는 자하 하디드의 디자인 철학을 설계에 녹여냈다. 한강의 물결과 남산의 능선을 형상화하기 위해 곡선형 알루미늄 패널 8만 8000장을 사용하는 설계를 제안했다. 아울러 단지 내 3개 동을 연결하는 190m 길이의 다리와 2개 동을 연결하는 110m 다리로 외관의 매력을 더했다.

조망과 관련해서는 한강 조망 가구를 최대로 확보하는 한편 남산과 용산공원 조망도 극대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당초 51개 동에서 22개 줄인 29개 동을 지어 세대 간 간섭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중대형 주택형인 1318가구에는 테라스 특화 평면을 적용해 돌출형, 오픈형, 포켓형 등 다양한 테라스 형태를 조합원이 직접 선택하도록 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단지명으로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을,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한강’을 제안했다. 조합은 내년 1월 조합원 투표로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