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원지·우면동에 2만가구... 수도권 그린벨트 4곳 풀어 5만호 짓는다
서울 서초구 원지동·우면동 일대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에 아파트 2만 가구가 들어설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5일 ‘8.8 주택공급 대책’의 후속조치로 서울과 서울 경계로부터 약 10㎞ 이내에 있는 그린벨트 지역 4곳(208만평)에 5만 가구 규모의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다.
서울에서는 서초구 원지동, 우면동 등 서리풀 지구(2만호)가 선정됐고, 경기도에서는 난개발 우려가 있어 체계적 개발이 필요한 고양대곡 역세권(9000호)과 의왕 오전왕곡(1만4000호), 군부대가 입지해 오랫동안 개발되지 못한 의정부 용현(7000호) 등 3개 지구 3만호가 선정됐다. 서울에서 주택 공급을 위해 그린벨트가 대규모로 해제되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보금자리주택을 추진했던 지난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신규택지에서는 지구 지정 전(前) 보상조사 착수, 지구계획 수립 조기화 등 행정 절차를 단축해 2026년 상반기 지구지정, 2029년 첫 분양, 2031년 첫 입주를 목표로 주택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날 “수도권 집중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기존 도심과 쉽게 연계되는 입지를 신규 택지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서울 서리풀 지구(221만㎡/서초구 원지동· 신원동·염곡동·내곡동·우면동 일원)은 인근에 신분당선(청계산입구역), GTX-C(양재역) 등 철도 접근성이 뛰어나고 경부고속도로·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분당내곡도시고속도로 등 지역간 이동이 편리한 곳으로, 첨단산업·주거 복합공간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시는 서리풀 지구에 공급되는 2만 세대 중 55%인 1만1000세대는 ‘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Ⅱ’로 공급, 젊은층과 신혼부부 등에게 우선 공급할 방침이다.
‘고양대곡 역세권’(199만㎡/덕양구 내곡동·대장동·화정동·토장동·주교동 일원)은 GTX-A, 3호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교외선 등 5개 노선이 만나는 철도 교통 요충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곡역은 복합환승센터 구축으로 교통 편의성을 대폭 향상시키고, 역세권 중심으로 자족·업무시설을 중점 배치해 상업·문화·생활시설이 연계된 지식 융합단지로 조성할 예정이다. ‘의왕 오전 왕곡’(187만㎡/의왕시 오전동·왕곡동 일원)은 경수대로·과천봉담간 도시고속화도로에 연접한 부지에 산업기능 유치 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정주환경이 우수하고 인근에 있는 과천지식정보타운 등과 연계한 의료·바이오 산업 유치에 유리하다는 평이다. ‘의정부 용현’(81만㎡/의정부 신곡동·용현동 일원)은 군부대로 인해 양호한 입지 여건에도 불구하고 주변 도심과 단절돼 오랫동안 개발이 되지 못한 곳으로, 주변에 개발 중인 법조타운과 기존 도심 등을 연계해 통합 생활권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신규택지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광역 교통망을 확충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서울 서리풀은 철도(신분당선, 3·4호선, GTX-C)와 연결되는 대중 교통망을 구축하고, 신분당선 추가역 신설을 검토하기로 했다. 고양대곡 역세권은 복합환승센터를 세우고, 주변 지역 도로 혼잡 해소 방안을 마련해 자유로·외곽순환도로·서울문산고속도로 등과 연계를 추진한다. 의왕 오전왕곡은 철도(GTX-C, 동탄~인덕원선)와 연계를 강화해, 추가역 신설 등 철도 이용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의정부 용현은 철도역(GTX-C, 7호선 연장선)과의 접근성 개선을 추진하고, 주변간선도로 및 교차로 교통 체계 개선으로 교통량을 분산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지구별로 구체적인 개발 방향은 입지 특성, 주변 지역과 연계 개발 효과 등을 고려해 지자체·전문가 등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지구지정과 지구계획 수립할 때까지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신규 택지 지구 및 주변 지역은 토지거래 허가 구역으로 지정해 투기성 토지거래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로 했다. 또 지구 내 토지는 개발 행위가 제한돼 건축물의 건축, 공작물 설치, 토지 형질변경, 토석 채취, 토지의 분할·합병, 식재 등의 행위가 금지된다.
정부가 그린벨트를 풀면서까지 주택 공급에 나선 것은 최근 서울 집값이 급등하며 부동산 시장의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조치로 단기적으로 집값 안정 효과가 나타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정부가 공급 기간을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했지만, 신규 택지는 후보지 발표 이후 공공주택 지구 지정, 지구계획 수립, 토지 보상 등을 거쳐 실제 입주까지 통상 8∼10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신규 택지에서 첫번째 분양이 5년후에 이뤄지도록 일정을 관리할 것”이라며 “5년후 양질의 주택이 공급된다는 믿음이 시장에 형성된다면 현재 시장 상황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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