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건축, 환경뿐 아니라 사회·인문적 요소 담겨야” [2024 한국건축문화대상]

신미진 기자 2024. 10. 3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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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학생설계 일반 공모의 수상작들은 건축이 단순 건축물을 넘어 미래 인류의 삶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래 환경을 예측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일련의 과정은 단순히 건축물을 설계하는 범위를 넘어 과학적인 사고와 사회적 이슈, 인문학적 요소 등을 함께 고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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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설계공모전 심사총평
이선경 심사위원장
우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이선경 우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서울경제]

‘지구를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학생설계 일반 공모의 수상작들은 건축이 단순 건축물을 넘어 미래 인류의 삶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구 온난화와 같은 익숙한 주제를 벗어나 전쟁과 인구변화, 지역의 소멸, 극지방 개발 등 다각적이고 복합적인 개념을 다루고 있다는 게 무엇보다 긍정적이다.

미래 환경을 예측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일련의 과정은 단순히 건축물을 설계하는 범위를 넘어 과학적인 사고와 사회적 이슈, 인문학적 요소 등을 함께 고찰해야 한다. 특히 현실적이면서도 미래 지향적 요소를 갖춰야 한다. 이 같은 의미에서 수상작들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보여주면서도 사회 이슈를 다루고 기능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대상 수상작의 경우 철거의 대상이자 개발을 저해하는 요소로 인식되는 문화유산을 긍정적 인식으로 바꾸는 데 관한 고찰은 상징적이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준다. 1937년 일제 강점기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위해 군사 요충지로 제주에 조성한 알뜨르비행장을 체험·관광 서비스를 연계한 ‘푸드 허브’로 탈바꿈해 지역 경제 회복에 일조하고, 빗물 활용 에너지시스템으로 생태계와 공존할 수 있도록 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우수상 수상작 중 ‘PLANT PLANT PLANT’는 열병합 발전소 굴뚝을 지하화해 식물원으로 탈바꿈시키고, 수증기에서 나오는 물을 포집해 식물을 키우는 것 또한 훌륭한 아이디어로 보였다.‘북극 적응 도시’는 대지를 일반적인 도시가 아닌 북극에 둬 눈길을 끌었다. 특히 향후 해수면의 상승에 따른 연차별 점진적 계획은 흐름에 따른 변화를 예측해 단계별 계획안까지도 도출했다는 점에서 섬세함이 돋보였다.

한옥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Flexible hanok’은 내부가 외부가 되고, 외부가 내부가 되는 등 서로 뒤섞이며 다채로운 다양한 공간을 그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옥의 분위기를 잃지 않고 있다. 이는 한옥이 현대건축으로 전환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미래의 건축가인 수상자들이 인류와 환경에 대해 어떠한 사고와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참가자들과 수상자 모두에게 축하와 격려 그리고 응원을 보내고 싶다.

신미진 기자 mj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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