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 넘치는 생숙·오피스텔, 외국인 관광객 한달살이 숙소로 수익 극대화"
韓찾는 관광객 늘었지만 폐업한 호텔 수두룩
김홍열 AZMT대표, 생숙→호텔 전환 사례 소개
투명한 운영사 단일화해 숙박 운영 정상화해야
"코로나19를 지나면서 호텔 등 숙박시설이 대폭 줄었지요. 반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40% 이상 늘어나며 빠르게 회복하고 있습니다. 공실과 미분양이 넘쳐나는 생활형숙박시설·오피스텔 시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김홍열 에이지엠티(AZMT) 대표는 지난 24일 사단법인 서울부동산포럼이 개최한 제70차 오찬 세미나에서 생활형숙박시설을 호텔 등 숙박시설로 용도변경해 가치를 높여 매각을 추진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김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하면서 서울 호텔 시장이 당분간 호황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는 늘었지만 건축비가 오르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보수적으로 돌아서면서 호텔 공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관광지 등 수요가 많은 곳에서는 신규로 자산을 개발할 수 있는 부지도 제한적이다.
명동 티마크그랜드호텔과 영등포 더스테이트 선유 호텔 등 다수의 비즈니스 호텔들은 이미 외국계 투자자 품에 안겼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호텔 거래액도 9185억 원으로 훌쩍 불어난 상태다. 김 대표는 "발빠른 외국계 투자자들은 이미 작년부터 낮은 가격에 매각하는 서울 호텔들을 인수하며 시장 회복의 수혜를 누리는 중"이라며 "서울 지역과 부산, 경주, 제주, 여수 등 향후 재상승이 예상되는 지역에서 호텔에 대한 투자 가치가 높아진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이같은 상황이 생활형숙박시설과 오피스텔의 공실 문제를 해결할 돌파구가 될 것으로 봤다. 그는 "올해 8월 기준 전국의 관광호텔이 14만 6000실인데 생활형숙박시설도 이와 비슷한 14만 실 규모"라며 "시행사와 시공사, 수분양자, 위탁운영사 등 이해관계자들이 빠르게 의견을 통합해 시장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서울 지역의 생활형숙박시설 한 곳은 시행사 부도가 나면서 미분양된 200여개 실이 관리 신탁에 들어간 상태다. 100여 명의 수분양자들도 시행사를 상대로 계약금 반환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운영협의체를 구성하고 자산을 투명하게 운영하면서 호텔의 모습을 제대로 만든다면 가치를 충분히 높일 수 있는 지역"이라며 "그러나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이 깊어지며 가격전략과 시설관리, 운영비효율 등으로 악순환에 빠져 자금회수가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호텔로 용도전환해 성공적으로 자산 가치를 높인 사례도 소개했다. 생활형숙박시설을 개발한 시행사가 운영사를 직접 설립해 300여 명의 수분양자들에게 배당을 지급하며 꾸려오던 곳이다. 김 대표는 "수분양자들이 100% 동의해 신규 재투자와 브랜드 재포지셔닝 등 후속 밸류업(가치상승)을 진행 중"이라며 "통매각을 통해 자금회수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은 총 363실 가운데 90실을 호텔로 용도변경하며 수익성을 크게 높였다.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레지던스 형태를 갖춘 시설인 만큼 장기숙박 수요도 많다. 김 대표는 "오피스텔을 관광숙박업이 가능한 생활형숙박시설로 전환한 사례"라며 "외국인 전용, 장기투숙, 호스텔 등 다양한 호텔관련 범위로 전환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처럼 생활형숙박시설과 오피스텔 등의 자금회수를 위해서는 운영 정상화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호텔 용도전환 등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출구가 있는데 이해관계자 간 내분이 심화되면서 악순환에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투명한 운영사로 운영주체를 단일화하고, 호텔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콘텐츠를 부여해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며 "시장의 신뢰 회복이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세미나를 개최한 사단법인 서울부동산포럼은 부동산 개발 및 금융, 마케팅, 자산 관리 등 업계 오피니언 리더와 부동산 학계 교수, 법률, 회계, 감정평가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순수 비영리 단체다. 2003년 63명의 회원으로 시작해 현재 약 200명이 활동 중이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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