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친환경 중심 경영”… 삼표시멘트 삼척 공장 가보니

황소영 동아닷컴 기자 2024. 10. 2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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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시멘트의 시멘트 전용선. 사진=황소영
“현재 삼표는 시멘트 전용선 8척, 일반 운송선 1척을 보유하고 있고 대여선박 5척까지 하면 총 14척의 선박을 운용 중에 있습니다. 한 척이 7000톤에서 1만톤까지 운송할 수 있습니다”

지난 23일 삼척시멘트 공장을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삼척항의 시멘트 전용선 ‘해진호’였다. 이 날 장창우 삼표시멘트 해무팀 수석은 삼척항에 정박한 삼표시멘트 전용선 앞에서 이처럼 설명했다.

삼표시멘트는 삼척을 비롯해 동해, 부산, 광양 네 곳 공장에서 전용선이 운용 중이다. 현재 시멘트 생산량의 90% 이상을 전용선으로 운송 중인데 시멘트 전용선 도입으로 인해 우천 등 기후나 교통체증 등 관계없이 안정적인 시간에 일정한 품질로 수급이 가능해졌으며 하역 시간도 크게 줄여 작업 효율성도 개선됐다고 한다.

삼척항에는 하루 평균 2척 시멘트 선적 작업이 이뤄지고 1시간에 대략 700~900톤 가량 시멘트가 적재되기 때문에 선적 작업에는 10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기자가 방문한 시간도 운송선에 시멘트를 채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가까이에서도 분진은 전혀 볼 수 없었다. 전용선의 밀폐된 화물창고에서 하역기를 이용해 시멘트를 운반함에 따라 분진 발생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동환 삼표시멘트 대표이사 사진=황소영

삼표시멘트는 지난 2022년 축구장 4개 크기에 해당하는 석회석 보관장을 지붕이 덮힌 밀폐형으로 구축했다. 방진벽과 방진망, 살수시설 등 비산 먼지를 억제하던 기존 보관장을 상옥화하면서 비산을 원천 차단하게 됐다. 우천 시에도 석회석에 비가 섞일 우려가 없어 품질관리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회사 측은 분진 뿐 아니라 대기질 개선을 위해 질소산화물(NOx) 예열기를 개조하고 연소기를 교체하면서 설비 효율화를 달성하고 여과 집진기 교체와 비산먼지 저감시설 설치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21% 감축 계획… 친환경 설비에 1700억 원 투자

삼척 공장의 예열탑과 소성로 전경. 사진=황소영
정부의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따라 시멘트 업계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8년 대비 12% 줄여야 하는 과제가 있다. 삼표시멘트는 이에 한발 더 나아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1% 감축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친환경 설비투자에 17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결단했다. 이로서 지난해 2018년 대비 8% 줄이는 성과를 거뒀으며 오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1% 감축, 2050년에는 54% 감축하겠다는 목표다.

시멘트 100kg을 만드는데는 약 7kg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이 중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64%, 연소 배출에서 30%, 전력 배출 등 기타 과정에서 6%씩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의 주원료는 석회석으로 분쇄를 거친 석회석이 실리카, 알루미나 등과 함께 소성로에서 1450도의 고열로 가열되는데 클링커를 만들어 낸다. 이 과정에서 유연탄이 사용되고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것이다. 따라서 회사는 탄소 배출량을 차지하는 클링커의 사용 비중을 줄이면서 대체 혼합재의 사용율을 높이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미 삼표시멘트는 유연탄의 약 34%를 폐합성수지, 폐타이어와 같은 순환자원으로 대체했다. 2030년에는 순환자원 사용량을 58%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내 순환자원센터 사진=황소영

특히 삼표시멘트는 지난 2020년 건식 석탄재를 시멘트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고 설비를 구축한 뒤 지난해 8월부터 가동 중이다.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연소하고 남은 석탄재를 건식 상태로 공장에 이송 저장해 공정에서 바로 시멘트 부원료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당시 삼표시멘트 관계자는 “기존 공정과 설비로 사용이 어려웠던 석탄재를 보다 안정적으로 재활용하면서 클링커 생산을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특히 국내에서 재활용 되지 못하고 매립되고 있는 석탄재를 연간 20만톤까지 재활용하면서 해양 오염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시멘트의 주원료인 석회석을 플라이애시, 슬래그 등으로 대체한 혼합시멘트도 확대 중이며 콘크리트 배합 구조의 최적화로 저온 소성 및 열효율 개선을 위한 기술 개발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이와 같은 노력으로 올해 상반기 삼표시멘트 기술연구소에서는 저탄소 친환경 제품군인 ‘블루멘트’를 개발했고 회사는 상표권을 출원하며 이를 브랜드화했다. 기존 1종 포틀랜드 시멘트 대비 조기 강도가 뛰어나면서 탄소 배출량 저감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여 기후변화 대응 정책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날 배동환 삼표시멘트 대표이사는 “탄소배출 감축과 에너지 효율을 위한 첨단 기술, 혁신적인 공정을 도입하는 등 환경 중심의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업계를 선도하는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디지털 전환, 현재 공정 자동화 50%… 2030년 완전 자동화 목표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내 센터 컨트롤. 사진=황소영
삼표시멘트는 1957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시멘트 공장으로 가장 오래된 시멘트 생산 공장이기도 하지만 첨단의 전자동 감시 제어 설비 시스템이 도입돼 있다.

삼표시멘트는 산업통상자원부의 ‘AI 자율제조 선도 프로젝트’ 주관 사업자로서 2027년까지 총 49억 원 예산이 투입돼 장비가 도입되며 AI 소프트웨어 솔루션 개발 등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AI자율제조 방식으로 전환이 되면 기존 공장 내 센터 컨트롤에서 진행되는 각종 공정 제어 대부분이 AI를 통해 자동화된다고 한다. 현재는 전체 공정 중 50%정도 자동화 돼 있으며 회사 측은 가장 위험도가 높은 클링커 제조까지 완전 자율화되는 시기를 2030년으로 보고 있다.

“무조건 안전이 최우선”… 삼척공장 부지에 600평 규모 안전센터 건립

안전부문에 있어서도 첨단 장비들이 도입 될 예정이다. 삼척공장 부지 내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옛 사무동에 600평 규모 안전 체험 교육장 ‘세이프티 트레이닝센터’를 내년 상반기 목표로 건립을 앞두고 있다. 삼표그룹의 전문 설계팀과 삼표시멘트가 협업해 글로벌 수준의 교육장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한다. 현재 삼표는 그룹 전사차원으로 안전문화 정착과 산업안전 비전을 기업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

이 트레이닝 센터에는 가상현실(VR)을 활용해 다양한 산업재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트레이닝 센터에는 약 제조 및 건설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추락 및 끼임 등 예기치 못한 사고에 대비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운영될 방침이다.

삼표시멘트는 2020년과 2021년 총 150억 원을 안전 개선을 위해 집중 투자했으며 올해 역시 57억 원의 비용이 투자 될 예정이다.

심연석 삼표시멘트 최고안전책임자 상무는 “현재는 무조건 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있다”면서 “세이프티 트레이닝 센터는 그룹사가 추진하는 현장 안전 사수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일매일 작업자 스스로가 점검하고 안전을 체득할 수 있는 환경을 통해 안전한 일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황소영 동아닷컴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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