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저탄소‧친환경 기술과 안전 경영에 방점…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가보니
생산→환경 경영 전환… 친환경 설비에 1700억원 투자
“삼척항은 바닷바람이 많이 부는데 시멘트를 화물선에 실을 때는 분진이 날리지 않게 밀폐된 공간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주변 공기를 오염시킬 염려가 없습니다.”(장창우 삼표시멘트 해무팀 수석)
지난 23일 오후 1시 30분 강원도 삼척 정하동 삼표시멘트 선박 앞에서 장창우 삼표시멘트 해무팀 수석은 이 같이 말했다.
장 수석은 “삼척항 부근에는 많은 삼척시민들이 거주하고 있다”며 “바다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에도 매우 고운 가루 형태의 시멘트 분진이 삼척의 깨끗한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밀폐형 공간을 통해 화물선에 하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표시멘트는 삼척항을 통해 삼척공장에서 생산한 시멘트를 광양, 인천, 제주, 부산 등 11개의 연안 공장으로 운송하고 있다. 삼척항에서는 하루 평균 1~2척의 화물선이 시멘트를 선적해 다른 지역 공장으로 이동한다.
삼표그룹이 보유한 4000~5000톤(t)급 화물선 8척과 일반화물선 1척, 외부에서 용선한 시멘트 전용선 5척을 합쳐 총 14척의 선박을 삼표시멘트가 운영하고 있다.
장 수석은 최근 국내 선박 규제가 강화되면서 삼표시멘트도 이에 발맞춰 친환경 연료를 화물선박에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수석은 “단가가 올라가더라도 황 함유량을 낮춘 연료를 쓰거나 우리나라 해양 환경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선박이 균형을 잡는 데 필요한 평형수를 외국에서 들여올 경우 정화하는 설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삼표시멘트 본사가 있는 삼척공장은 1957년에 한국에 설립한 최초의 시멘트 공장이다. 설립 당시 연간 연간 1100만t의 시멘트를 생산해 단일 공장 기준으로 국내 최다 시멘트 생산 공장으로 꼽히기도 했다. 삼척공장에서 삼표시멘트가 한 해 동안 생산하는 시멘트는 포틀랜드 957만6000t, 클링커 780만1000t으로 총 1737만7000t이다.
지난해 8월부터 건식 석탄재를 시멘트 원료로 사용할 있는 기술도 개발해 생산 공정에 적용하고 있다.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연소하고 남은 석탄재를 건식 상태로 시멘트 공장으로 이송한 후 시멘트 부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신기술의 핵심이다. 석탄재를 부원료로 사용하면 탄소 배출이 많은 클링커 생산을 낮출 수 있는 데다 국내 연안에 매립해야 하는 석탄재 물량을 연간 20만t까지 줄여 해양 환경 오염도 방지할 수 있다.
삼표시멘트는 근로자가 일하기 좋은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1983㎡ 규모 안전체험 교육장인 ‘Safety Training Center’를 건립할 계획이다.
Safety Training Center는 가상현실(VR)을 활용해 다양한 산업재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센터에서는 특히 제조‧건설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추락, 협착(끼임) 등 예기치 못한 사고에 대비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을 구성해 운영할 방침이다.
배동환 삼표시멘트 대표는 “삼표시멘트는 원가와 안전이 충돌할 경우 무조건 안전을 우선으로 하는 경영 방침을 가지고 있다”며 “안전문화 정착과 산업안전 비전을 기업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기 때문에 삼표그룹의 전문 설계팀과 삼표시멘트가 협업해 글로벌 수준의 안전 체험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표시멘트는 2020년부터 안전개선 투자에 힘쓰고 있다. 안전 관리비와 안전 관련 투자에 ▲2019년 13억3000만원 ▲2020년 58억5000만원 ▲2021년 90억1000만원을 투입했다. 2022년에는 40억3000만원, 지난해 47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도 57억6000만원의 안전개선을 위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삼표시멘트는 기후변화 위기 대응을 위해 약 1700억원 규모의 친환경 투자 설비를 진행하고 있다. 대기질 개선을 위해 저질소산화물(NOx) 예열기 개조와 저NOx 연소기를 교체해 설비 효율화에 나섰다. 여과집진기 교체와 비산먼지 저감시설 설치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할 계획이다.
삼표시멘트는 2019년 20억원을 투입해 가연성 생활폐기물 연료화 전처리 시설을 건립해 강원 삼척시에 기부했다. 삼척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전처리 시설을 통해 시멘트 생산 연료인 유연탄을 대체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1일 70t, 연간 약 2만t의 생활폐기물을 시멘트 생산에 필요한 연료로 순환자원화하고 있다.
배 대표는 “삼표시멘트가 지난해 한국 한국 환경·사회·지배구조(ESG)기준원의 ESG 평가에서 국내 시멘트업계 최초로 가장 높은 등급인 통합 A 등급을 획득했다”며 “탄소배출 감축과 에너지 효율을 위한 첨단 기술, 혁신적인 공정을 도입하는 등 환경 중심 경영에 박차를 가한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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