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보릿고개… 대형사 3분기 실적 '우울'

이화랑 기자 2024. 10. 23.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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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건설업체 영업이익 '줄하락'… GS건설 '상승'
시공능력평가 10위권의 상장 건설업체들이 3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한 가운데 증권가 전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시공능력평가 10위권의 상장 건설업체들이 장기 불황의 터널을 지나면서 기대에 못 미치는 분기 실적을 받아들 전망이다. 업계 2위 현대건설이 22일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이달 말 대형사들의 공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상장 건설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매출 8조2569억원, 영업이익 1143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1% 늘었고 영업이익이 53.1% 감소했다.

앞서 증권가는 현대건설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8조2210억원, 1481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7억8585억원·영업이익 2439억원)보다 4.6% 증가, 39.3% 감소한 것으로 시장 전망보다 실적이 더 나빴다.

증권가에 따르면 시공능력 3위 대우건설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매출 2조9901억원·영업이익 1902억원) 대비 각각 13.96%, 36.90% 감소한 2조5725억원, 1200억원으로 전망됐다.

업계 5위 DL이앤씨는 같은 기간 1조9959억원의 매출과 757억원의 영업이익 달성이 전망됐다. 전년 동기(매출 1조8374억원·영업이익 804억원) 대비 매출은 8.6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지만 영업이익은 5.84% 감소해 부진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2년과 2023년에 아파트 재시공 사태로 수천억원대 손실이 발생한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실적은 엇갈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2년 1월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신축공사 현장 붕괴사고로 3400억원대 손실을, GS건설은 지난해 4월 인천광역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5500억원을 충당금에 반영한 바 있다.

GS건설의 3분기 예상 매출은 3조1291억원, 영업이익은 866억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3조1075억원·영업이익 602억원) 대비 각각 0.69%, 43.85%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제외한 5대 상장 건설업체 중 유일한 상승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매출 1조98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매출 1조332억원·영업이익 620억원) 대비 6.3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488억원으로 21.29% 감소할 전망이다.


5대 대형사 합산 영업이익 전년 대비 14.4%↓


현대건설을 시작으로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 상장 건설업체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지만 어두운 실적 전망에 시장 기대치가 낮아져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시공능력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분은 상사·패션·리조트 부문과 합산돼 별도 집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4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3030억원) 대비 20.8% 감소한 수치다. 매출액은 4조551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5조2820억원과 비교해 13.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 5대 대형사의 합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2% 감소한 26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4.4% 감소한 1조2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와 해외 부문 모두 수익성 개선 요인이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코로나19와 물가 상승 전 착공한 국내·외 현장들이 마무리돼가는 내년까지 수익성 개선의 기대를 낮춰야 한다"고 분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 침체가 지속되고 원자재 가격 상승뿐 아니라 안전·품질의 법적 기준을 준수하기 위한 공사 비용이 증가하면서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가율 회복이 더딘 상황과는 반대로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수주 움직임이 재개되고 수도권 주택시장 회복세도 긍정적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원자재가격 상승에도 수도권 아파트 시장 회복에 힘입어 민간 수주가 전년 대비 2.8% 증가한 84조6000억원을 달성했다"며 "예상보다 신규 수주가 회복돼 대형 건설업체들의 양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화랑 기자 hr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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