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진 노래 '제비꽃'에 끌려 음원 냈죠"
인생의 슬픔·좌절 녹아든 곡
내 무명 시절 떠올리게 해
좀 더 희망 담아 부르려 노력
한국어 열심히 배우고 있어
음악으로 양국 가교 역할할 것

우타고코로(歌心), 이름부터 '마음으로 노래한다'는 뜻이다. 일본에서 무명 생활을 해온 우타고코로 리에(51·본명 야쓰카 리에)는 MBN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한일가왕전'을 통해 단숨에 유명해졌다. 지난 18일 매일경제와 만난 그는 "10년 전쯤 직접 지은 이름"이라며 "내게 노래는 마음 속에서 나온다는 것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고 소개했다. "리에(RIE)라고만 지으면 검색하기도 어렵고 임팩트가 없으니 그렇게 이름을 정했죠."
리에의 이름이 잠깐 알려진 건 30년 전이 마지막이었다. 1995년 친언니와 함께 3인조 그룹 '렛잇고'에서 부른 노래 '200배의 꿈'이 일본 포카리스웨트 광고 음악으로 쓰였을 때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음악 활동을 시도했지만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MBN '현역가왕'의 일본판인 '트롯 걸즈 인 재팬'에 출연해 준우승했고, 톱7과 함께 한국으로 와 트로트 국가대항전 '한일가왕전'에 최연장자로 참여하면서 한국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담담하게 감정을 건드리는 창법과 순수하면서도 애절한 음색으로 '눈의 꽃' '어릿광대의 소네트' 등을 일본어로 부른 영상이 언어를 뛰어넘어 화제를 모았다.
리에는 21일 한국에서의 첫 정식 음원 '제비꽃'을 발매했다. 1985년 발매된 조동진 원곡을 팝 발라드로 재해석했다. 앞서 지난 8월 일본 출연진들로만 구성된 콘서트 '트롯걸즈 인 재팬-돌아와요 부산항에' 무대에서 선보인 후 호평받기도 했다.
그는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너무 짧게 끝난 주인공 소녀의 슬픔과 좌절 등 인생의 흐름을 보여주는 한 편의 시처럼 느껴져서 인상적이었다"며 "평소 불러온 노래와 달랐지만 노래가 지닌 세계관에 마음이 끌려 도전했다"고 했다. "제비꽃(스미레)은 일본에도 있는 아주 작은 꽃이에요. 발치에서 자라 신경 쓰지 않으면 그냥 밟고 지나갈 수도 있죠. 작은 꽃을 제목으로 지었다는 점에서 곡이 더 궁금해졌어요."
이에 한국 포크음악계 대부인 조동진과 그의 노래에 대해, 1980년대 시대적 정서에 대해서도 더 찾아봤다고 한다. 리에는 "처음엔 너무 짧게 끝나버린 한 소녀의 삶에 관한 슬픈 노래라고만 생각했는데, 시대적 배경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혼돈의 시대에 젊은이들이 하고 싶은 걸 못하고 좌절해야 했으니, 그런 짓밟힌 마음을 표현하려던 게 아닐까요. 듣는 사람들도 저마다 본인의 경험, 하지 못했던 경험이 떠오를 거예요. 그래서 마냥 애절하기보다는 좀 더 희망을 담아 부르려고 했습니다."
그에게 오랜 무명 시절에도 오랫동안 노래를 놓지 않은 배경을 물으니 "좌절했던 시기도 있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어떻게 맑은 음색을 유지해왔냐'는 질문에 그는 "사실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리에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던 경험이 두 번이나 있었고, 대단한 가수들을 보면서 '나에겐 설 자리가 없다'고도 느꼈다"면서도 "가족들의 응원이 힘이 됐다. 특히 남편이 '너에겐 음악이 있다'고 해준 말의 힘이 컸다"고 말했다.
앞서 그의 일본어 노래가 번역 없이 그대로 방송 전파를 탄 것은 양국 방송계에선 이례적인 일로, 한일 문화교류의 개방적 변화였다. 리에는 "한국에 와 노래하는 게 큰 행운이라고 느꼈고, 내 음악 인생에서도 큰 전환기"라고 했다. 그는 "아직 두 나라 사이에 교류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경계가 없는 음악을 통해 서로 더 잘 알아가면 좋겠다"며 "한국어를 배우고 있으니 앞으로는 직접 대화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이번 '제비꽃'은 일본어로도 녹음해 현지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일본의 지역 노래를 소개해드리고 싶고, 역시 저만의 노래도 만들고 싶어요. 언젠가 솔로 콘서트로 한국 관객들과 만나길 바랍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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