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청약 취소로 청약통장 '무용지물'…피해구제 어떻게?

이수현 2024. 10. 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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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의 사업 포기로 내 집 마련 기회가 사라진 피해자들이 속출하자 정부가 피해자들의 청약통장 복권과 납입 기간을 인정하는 등 방안을 마련 중이다.

사전청약 취소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가 대책을 내놨더라도 피해자들에게 집이 돌아오지 않지 않나"며 "이미 사전청약 당첨 시 만점이던 피해자는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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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전청약 취소 피해자 청약통장 복권·납입 기간 인정키로
"귀책사유 없이 집 사라진 피해자…청약 당첨자 지위 유지해야"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건설사의 사업 포기로 내 집 마련 기회가 사라진 피해자들이 속출하자 정부가 피해자들의 청약통장 복권과 납입 기간을 인정하는 등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를 두고 피해자들은 대책의 한계가 뚜렷하다며 청약 당첨자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파주운정3지구 3·4블록 주상복합 당첨자들이 지난 7월 1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파주사업본부 앞에서 사전청약 사업 취소 피해 대책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사전청약이 취소된 아파트 당첨자들을 대상으로 지원방안을 마련 중이다. 방안에는 당첨 후 취소까지의 기간 사이에 추가로 낸 청약통장 저축액과 납부 횟수를 인정해주는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청약은 선분양 시점보다 앞서 주택을 공급하는 제도다. 2021년 시행됐지만 2022년 민간 분양 사전청약을 폐지했고 지난 5월에는 공공 사전청약 신규 시행을 중단하면서 제도는 유명무실해졌다.

문제는 사전청약을 취소하는 단지가 속출하면서 피해가 커졌다는 점이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자금 경색이 이어지고 시멘트와 철근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사업을 취소한 단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민간 사전청약을 실시했다가 사업이 취소된 단지는 △인천 가정2지구 2블록 우미린 △경기 파주 운정3지구 주상복합용지 3블록과 4블록 △경남 밀양 부북지구 제일풍경채 S-1블록 △경기 화성동탄2 주상복합용지 C28블록 리젠시빌란트 △인천 영종하늘도시 영종A41블록 한신더휴’ △제일풍경채 영종국제도시 A16블록 등 총 7개 단지다.

이들 단지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사전청약 당첨과 함께 청약통장 효력이 정지됐다. 공공분양 사전청약 당첨자는 다른 청약에 중복 지원이 가능했지만, 민간 사전청약은 금지돼 이들은 다른 사전청약은 물론 본청약 모두 지원조차 할 수 없었다. 이에 국토부는 민간 사전청약 당첨자도 중복 청약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국토부 발표에도 사전청약 취소 피해자를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은혜 의원은 "사전청약 단지 발표 이전에 이미 지연 요소가 차고 넘친다는 것을 알면서도 공개적으로 사전청약 모집에 나서며 국민을 속였다"며 "전 정부의 책임을 마냥 방치해서는 안 되는 만큼 국토부는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권리를 안정적으로 보장해 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당시 정황이나 계약의 내용 이런 것들을 살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당첨자들의 입장에서 대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추가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또한 지난 10일 국정감사에서 "사전청약으로 어려움을 겪는 당첨자들에게 송구스럽다"며 "당첨자들 입장에 서서 원가 수준에 공급하는 걸 목표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사전청약 피해자들은 여전히 정부의 대책이 피해자들을 구제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청약통장 부활과 납입 기간을 인정하더라도 이미 아파트 청약에 당첨돼 입주를 기다리던 피해자들 입장에서 청약에 다시 도전하라는 정부의 대안은 피해자 지원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사전청약 취소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가 대책을 내놨더라도 피해자들에게 집이 돌아오지 않지 않나"며 "이미 사전청약 당첨 시 만점이던 피해자는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아무런 귀책사유도 없이 집이 사라진 상황"이라면서 "피해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사전청약 당첨자 지위를 유지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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