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오빠’라 한 국민의힘 대변인 곤욕···“김건희 여사 조롱하냐”

김윤나영 기자 2024. 10. 1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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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란 대변인, 결혼 20주년 기념글에서 남편 ‘오빠’라 지칭
“이때 오빠는 우리 집 배 나온 오빠”
지지자들, ‘영부인 조롱하냐’ 문자 항의
“남편을 오빠라 부른 게 비난받을 일인가”

국민의힘 대변인이 자신의 남편을 ‘오빠’라고 지칭했다가 당 지지자들로부터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조롱했다는 ‘문자 폭탄’을 받아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당사자인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에게 김 여사가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속 ‘오빠’가 누구인가를 두고 여야가 설전을 벌이고 있는데, 굳이 당 대변인이 이런 민감한 시점에 남편을 오빠라고 지칭했어야 하냐는 취지다.

김혜란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의 과거 결혼식 사진을 올리면서 “올해가 결혼 20주년이었다”라며 “오빠, 20주년 선물로 선거운동 죽도록 시키고 실망시켜서 미안해. 나 힘들 때 잔소리 안 하고 묵묵히 있어줘서 고마워(이때 오빠는 우리 집에서 20년째 뒹굴거리는 배 나온 오빠입니다)”라고 적었다.

김혜란 국민의힘 대변인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일부 당 지지자들은 ‘이때 오빠는 우리 집에서 20년째 뒹굴거리는 배 나온 오빠입니다’라는 표현을 문제 삼았다. 남편을 ’오빠‘라고 표현함으로써 명태균씨가 촉발한 김건희 여사의 ‘오빠 논란’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이 글에는 “그 오빠가 친오빠라는 게 밝혀졌는데 민주당도 아니고 국민의힘 대변인이 이렇게 조롱하다니” “밥 주는 손을 무는 한동훈 만세”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일부 당 지지자들은 김 대변인에게 “영부인 조롱하냐”는 욕설 문자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지난 4·10 총선에서 강원도 춘천갑 후보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시고 지난 8월 한동훈 대표 체제에서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친윤석열계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실의 여명 보좌관도 김 대변인 글을 두고 “흔한 민주당의 ‘영부인 조리돌림’ 릴레이 인증글인 줄 알았다”고 비판했다. 여 보좌관은 “이런 엄중한 시기에 저런 글을 올리는 ‘국민의힘 대변인’의 부박함에 실소를 넘어 처연한 감정마저 올라온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대변인은 19일 추가 글을 올려 “‘저희집에서 20년째 뒹굴거리는 배 나온 오빠’는 당연히 제 남편이다. 자꾸 댓글로 그 오빠가 누구냐고 화내며 따져 물으시는 분이 많은데 정말 몰라서 물으시는 건가. 제 글에 남편 외에 달리 해석될 여지가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김 대변인은 “왜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냐고 화내는 분도 많은데, 제가 평생 그렇게 불러온 걸 이 나이까지 못 고쳤다. 그게 누구에게 이렇게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글에 쓴 ‘오빠’라는 호칭이 바로 ‘제 남편’을 말하는 거라는데, 밑도 끝도 없이 ‘영부인 조롱하냐’며 욕설하는 문자가 많이 오고 있다”고 했다.

다만 김 대변인은 전날 올린 게시물에서 ‘이때 오빠는 우리 집에서 20년째 뒹굴거리는 배 나온 오빠입니다’라는 문장은 삭제했다.

명태균씨가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추가 게시물을 올려 자신이 신상털기를 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 대변인은 “제 개인정보인 전화번호를 누군가 악의적으로 인터넷 커뮤니티에 유출하고 집단적인 사이버테러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가족들 얼굴 다 나온 제 결혼식 사진이 결혼 20주년 기념으로 모멸적으로 내돌려졌다. 관련자들 모두 법적 책임지셔야 한다”라고 적었다.

김 여사의 ‘오빠 논란’은 명씨가 지난 15일 SNS에 김 여사와의 과거 사적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지가 뭘 안다고”라고 했는데, 오빠가 누구인가를 두고 대통령실과 야권의 주장이 엇갈린다. 대통령실은 오빠는 김여사의 친오빠라는 입장이고, 야당은 윤 대통령이 아니냐고 추측했다.

명씨는 전날 유튜브 ‘정규재TV’에서 카카오톡 대화 속 오빠는 “김 여사의 친오빠가 맞다”고 말했다. 명씨는 오빠 논란에 대해 그동안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이유를 두고는 “(언론에) 농담했다. 언론을 골탕 먹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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