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도 “많을수록 좋다”… 분양시장 대세 키워드 ‘멀티 역세권’

2024. 10. 1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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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역세권 vs 非역세권 경쟁률 차 6배… 멀티 역세권 단지 경쟁률 155.43대 1
가격 상승 기대감 및 우수한 정주환경 등 맞물린 영향… 신규 분양 어디?

잠실 래미안아이파크 투시도



분양시장에서 2개 이상의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멀티 역세권’ 단지가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규 노선이 잇따라 개통되는 등 역세권의 의미가 다소 퇴색되자, 희소성이 높은 멀티 역세권의 가치가 치솟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보면 올 1~9월 수도권 분양단지 중 약 500m 이내 거리에 지하철역이 위치한 ‘역세권’ 단지는 42곳으로, 일반공급 1만255가구 모집에 총 청약자 56만9757명이 몰려 1순위 평균 55.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비역세권 단지의 청약 경쟁률이 9.09대 1에 그친 것과 비교해 6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는 수치다.

특히, 주목할 점은 동일한 역세권 내에서도 ‘멀티 역세권’ 단지로의 수요 쏠림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2개 이상의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12개 단지 1985가구 모집에 총 청약자 30만8522명이 몰려 1순위 평균 155.43대 1을 기록했다. 전체 역세권 단지에 접수된 청약건수의 절반 이상이 멀티 역세권에 집중된 것이다.

이처럼 멀티 역세권 단지가 인기를 끄는 이유로는 가격 상승 기대감이 첫 손에 꼽힌다. 실제, 수도권 집값이 0.91% 상승했던 올 1~9월에도 멀티 역세권 단지가 높은 가격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KB부동산 시세를 보면 서울 동대문구 소재 ‘동대문 롯데캐슬 노블레스(2018년 6월 입주)’ 전용 84㎡의 매매시세는 올 1월 12억3500만원에서 9월 13억2500만원으로 7.29%(9000만원) 상승했다. 수도권 1호선을 비롯해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청량리역이 인근에 위치한 것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봇들마을9단지(2009년 7월 입주)’ 전용 101㎡ 역시 이 기간 2.25%(22억2500만원→22억7500만원)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 단지는 판교역(신분당선, 경강선)과 성남역(GTX-A)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우수한 정주환경 역시 최근 흐름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멀티 역세권 입지를 갖춘 경우 수도권 각지로의 접근성이 우수한 것은 물론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상권이 발달하는 등 각종 편의시설이 체계적으로 갖춰진다는 장점이 있다. 입주 후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수요자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여러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멀티 역세권 단지는 편리한 출퇴근 환경과 우수한 생활여건으로 인해 수요가 풍부한 것이 특징”이라며 “특히 서울 등 수도권은 신규 노선으로 인해 역세권이 아닌 단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그 의미가 상당 부분 퇴색된 만큼 멀티 역세권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운데, 신규 분양을 앞둔 단지에 이목이 쏠린다.

삼성물산,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10월 송파구 신천동 일원에서 ‘잠실 래미안아이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잠실 진주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하는 단지로,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23개동 총 2678가구 규모다. 이 중 전용 43~104㎡ 589가구가 일반분양 된다. 단지 인근에 8호선 몽촌토성역을 비롯해 잠실역(2,8호선), 한성백제역(9호선) 등이 위치한 트리플 역세권 입지로 강남 전역으로의 이동이 쉽다. 단지 앞 잠실초를 비롯해 잠실중, 방이중, 잠실고 등 각급 학교가 지근거리에 있고, 방이동 학원가 및 잠실 학원가도 인접해 있다. 서울을 대표하는 도시공원인 올림픽공원도 가까워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삼성물산은 같은 달 인천 연수구 옥련동 일원에서 ‘래미안 송도역 센트리폴’도 분양할 예정이다. 송도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의 일환으로, 3개 블록에 지하 3층~지상 최고 40층 19개동, 전용 59~101㎡ 총 2549가구 규모다. 블록별 가구수는 1블록 706가구(전용 59~84㎡), 2블록 819가구(전용 59~95㎡), 3블록 1024가구(59~101㎡) 등이며 이 중 3블록을 먼저 분양한다. 단지 인근에 송도역이 위치해 있어, 역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다수 교통호재의 수혜처로 거론된다. 송도역에서 출발해 부산과 목포를 갈 수 있는 KTX가 개통 예정이며, 판교역까지 환승 없이 30분대에 이동할 수 있는 월곶판교선도 현재 공사 중이어서 향후 트리플 역세권 입지를 갖출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11월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 일원에서 ‘서울원 아이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을 통해 짓는 단지는, 지하 4층~지상 47층, 6개 동, 전용 59~244㎡, 총 3032가구 중 공동주택 1856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수도권 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뿐만 아니라 6∙7호선 이용도 가능하며, 향후 광운대역에 GTX-C노선이 신설될 예정으로 강남(삼성역)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동문건설은 서울 구로구 구로동 일원에서 '신도림역 동문 디 이스트'를 분양 중이다. 단지는 지하 1층~지상 7층, 2개 동, 총 61세대 규모로 이 중 전용 59~84㎡, 25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단지 인근에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모두 지나가는 신도림역이 위치해 있어 강남은 물론 여의도와 종로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의 이동이 용이하다. 특히 GTX-B노선이 계획되어 향후 완공되면 트리플 역세권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kim395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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