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건설 허리… 중소업체 연말 줄도산 공포

김창성 기자 2024. 10. 11.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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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경기 불황 장기화에 지방 중소업체의 연말 줄도산 공포가 감지된다.

올 들어 매월 평균 265건에 달하는 폐업 건설업체가 속출한 이유는 건설 경기 불황 여파가 여전히 개선될 기미가 없어서다.

서울 등 수도권에 비해 지방 건설 경기 회복이 더뎌 다 짓고도 주인을 찾지 못한 빈집이 넘치는 점도 지방 중소 건설업체의 폐업 원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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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기준 폐업업체 총 2653곳… 종합업체 442곳, 전문업체 2211곳
철근값 다소 내렸지만 레미콘·시멘트는 여전히 최대 6%대 상승세
내년 SOC 관련 내년 예산 전년대비 1조 이상 줄어 지방 중소업체 타격
수도권·지방 부동산시장 양극화 이어져 4분기 전망도 암울
건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며 중소 건설업체가 쓰러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건설 경기 불황 장기화에 지방 중소업체의 연말 줄도산 공포가 감지된다. 자재가격 오름세가 여전한 데다 서울 등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 경기 격차가 커 타격이 극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마이너스, 또 마이너스… 우울한 지표


11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10일 기준)까지 폐업건설업체는 2653곳으로 전년(2640곳) 같은 기간 보다 소폭 늘었다.

이 기간 폐업신고를 한 종합건설업체는 442곳으로 전년(427곳) 보다 15곳(3.5%↑) 늘었고 전문건설업체는 2211곳으로 집계돼 전년(2213곳)과 비슷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월별 폐업 건설업체는 ▲1월 417곳 ▲2월 298곳 ▲3월 283곳 ▲4월 286곳 ▲5월 257곳 ▲6월 268곳 ▲7월 300곳 ▲8월 271곳 ▲9월 230곳 ▲10월(10일까지) 43곳이다.

올 들어 매월 평균 265건에 달하는 폐업 건설업체가 속출한 이유는 건설 경기 불황 여파가 여전히 개선될 기미가 없어서다. 치솟은 자재가격은 안정화 기미가 안보이고 인건비 등 고정비용 지출은 부담된다.

서울 등 수도권에 비해 지방 건설 경기 회복이 더뎌 다 짓고도 주인을 찾지 못한 빈집이 넘치는 점도 지방 중소 건설업체의 폐업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7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7만4037가구) 대비 2215가구(3%) 줄어든 7만1822가구다. 반면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전월(1만4856가구)보다 1182호(8%) 늘어난 1만6038가구다.

빈집이 늘며 여전히 분양 전망도 어둡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9월 기준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 아파트 분양 전망지수가 기준선 100을 넘지 못했다.

기준선 100보다 낮으면 미분양 물량 증가를 뜻한다. 지역별로는 ▲전남 64.3 ▲광주 66.7 ▲경북·경남 86.7 등이 기준치 100에 한참 미달된다.

7월 기준 누적 인·허가 주택은 전년 동기 대비 22.8% 감소한 17만1677가구, 착공 실적은 1만6024가구로 전월 대비 22.6% 줄었다.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예산도 올해 보다 1조원 이상 적게 책정돼 지방 중소건설업체의 먹거리 걱정과 함께 폐업 우려를 키운다.
건설 경기 불황이 지속돼 중소 건설업체의 폐업이 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정부 지원 약속했지만 여전한 아쉬움


각종 건설물가는 대체로 횡보세지만 여전히 비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의 7월 기준 건설용 물가지수를 살펴보면 일반 철근은 9.2%(164.2→ 149.1), 고장력 철근은 7.9%(160→ 147.5)로 집계됐지만 레미콘·시멘트 등은 여전히 1~6%대 상승세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침체된 건설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건설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건설산업 전반의 불공정 관행, 인력시장 미스매치, 공공조달 비효율성 문제를 집중 개선하는 3대 과제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부가 대응에 나섰지만 업계 아쉬움은 여전하다.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다 지어도 빈집 투성이고 갈수록 일감은 부족한데 인건비 부담은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에는 공사비 분쟁이 빈번한데 해결까지 산 넘어 산"이라며 "대형업체도 경쟁을 자제하며 선별수주에 나서고 있는데 체급이 작은 건설업체는 오죽하겠냐. 규제 완화와 공공 공사 발주 감소 등 정부의 다각적인 대응이 아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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