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LH 착공 물량 2946가구…목표치 6%에 그쳐

공공·국민·영구임대주택은 0건…최근 5년간 착공 줄며 공급도 급감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올해 주택 착공 물량이 목표치의 6%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공·국민·영구임대주택의 착공은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주택 착공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5만120가구를 목표로 한 LH의 주택 착공 실적은 9월 말 기준 2946가구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형별로 △ 공공분양 1420가구 △ 통합임대 982가구 △ 행복주택 544가구 등이다. 공공·국민·영구임대 착공 건수의 경우, 0건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대전(1420가구), 세종(500가구), 대구(448가구), 충북(342가구), 강원(236가구) 등에서 착공이 이뤄졌다. 광주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착공 사례가 없었고, 충남·전북·울산·경남·제주도 2년 연속 착공 실적이 전혀 없었다. 대규모 주택 공급이 시급한 서울·인천·경기 지역에서도 올해 들어 아직 단 한 건의 착공도 이뤄지지 못했다.

LH 측은 "착공 물량이 대부분 하반기에 몰려 있어 연말에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연말까지 5만 가구 착공을 차질 없이 달성하겠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남은 세 달간 4만 가구 이상의 추가 착공 실적을 내긴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손명수 의원의 지적이다.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LH의 주택 착공 실적은 해마다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2019년 8만725가구에 달했던 LH의 주택 착공 물량은 △ 2020년 7만8804가구 △ 2021년 2만5488가구 △ 2022년 1만8431가구 △ 2023년 1만944가구로 급감했다.

LH는 2022년 목표 물량 4만1750가구의 절반에 미달하는 1만8431가구 착공에 그친 이후, 2023년 목표치를 2만1509가구로 하향 조정했지만, 역시 실제로는 이의 절반 수준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주택 착공이 지연되면서 주택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 LH의 주택 공급 실적은 2021년 7만5002가구에 달했지만, 2022년 4만8826가구로 줄어든 뒤, 지난해 1만922가구로 가파르게 감소했다. 

손명수 의원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많은 5만 가구 착공 목표를 제시했음에도, 9월 말까지 실적이 6%에 불과한 것은 염려스럽다"라며 "특히 주거 취약 계층의 수요가 높은 공공·국민·영구임대 착공 건수가 없어 LH가 '주거복지 실현'이라는 경영 목표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LH는 "설계, 공사 발주 등 사전 절차 소요 기간에 따라 실적이 저조하나 지난 9월까지 목표 물량 5만 가구에 대해 전량 발주를 완료해 (현재) 착공 절차 추진 중"이라며 "3기 신도시 내 1만 가구 선도 착공을 포함해 2025년 이전에는 기존 택지에서 주택 착공에 전력을 다하고, 추가로 매입 임대 확충을 통해 주택 수급 부족 문제 해소에 노력하겠다"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