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곰 “집 싸게 사려 기다리다 큰일 난다…집은 타이밍 보다 입지” [머니페스타]
“집 매수, 타이밍보다 투자처가 중요”
“실수요·일자리 꾸준히 늘어나는 곳”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집값이 떨어질 때 서울 집을 산 사람이 바닥일 때 광주 집을 산 사람보다 수익률이 훨씬 높았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타이밍에만 포커스를 맞춰 투자에 실패합니다.”
부동산 시장 양극화와 규제 환경을 고려할 때, 매수 타이밍보다도 투자 지역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조언이 나와 주목된다. 국내 대표 부동산 전문가로 꼽히는 ‘아기곰’은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더 플라츠에서 열린 ‘헤럴드 머니페스타 2024’에서 ‘잔인한 차별화 장세…집 ‘언제’보다 ‘어디’가 중요하다’를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먼저 주택 매수법에 대해 ‘타이밍’과 ‘종목(투자처)’으로 나눠 설명했다. 타이밍에 초점을 맞춘 매수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란 방향 아래 단기 투자에는 적절하지만, 거래 비용이 높은 주택 시장에선 실익이 적다고 분석했다. 반면 투자처를 중시하는 매수는 장기간 묻어두는 투자에 맞는 방법으로, 가격대가 박스권에 갇힐 경우엔 수익이 적다고 설명했다.
아기곰은 “거래 때마다 취득세와 중개수수료가 발생하는 주택 거래에선 최소 1.9%~최대 15.2%의 수익이 나지 않으면 손해”라며 “좋은 타이밍에 좋은 물건을 사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값 하락 전인) 1997년 10월 서울에 집을 산 사람의 주택 가격 상승률은 올해 9월 기준 281.3%로, (집값 상승 전인) 1998년 11월 집값 바닥을 잡은 광주광역시 주택 매수자의 상승률(129.5%)보다 훨씬 높았다”며 “일반인은 타이밍을 잡기 힘든데, 많은 사람들이 (타이밍에만) 집중해 투자에 실패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집값 양극화가 이어지는 추세가 강화되고 있어 더욱 지역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실제로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며 2017년 4월 4.7이었던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이 2022년 4월엔 10.1로 폭증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의 가격차가 심하다는 뜻이다.
아기곰은 “5분위 비율이 우상향하는 흐름은 고가 아파트는 강세, 저가 아파트는 (상대적) 약세란 뜻”이라며 “지난 정부에선 정책 영향으로 ‘똘똘한 한 채=’갈아타기 수요가 급증하며 양극화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득세 중과 등 다주택자를 압박하는 정책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이 높은 서울에선 한때 양극화 현상이 해소됐다가 다시 나타났단 설명도 이어졌다. 그는 “2017년 4월부터 1년간은 시중에 돈이 적게 풀려 강남 3구는 13% 오를 때 노도강은 5.9% 상승에 그치며 양극화가 나타났다”며 “반면 2020년~2021년엔 돈이 흘러넘치며 강남 3구는 14.5% 오른 반면 노도강 지역은 19.9% 올랐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시중에 돈이 마르며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기곰은 지난 2017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양극화는 계속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당 기간 지역별 상승률은 서울 아파트가 49.1%, 기타 지방 아파트가 4.7%로 10배 넘게 차이난다”며 “많은 사람들이 본전만 되찾으면 집을 팔고 더 좋은 것을 사려고 하는데, 양극화는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같은 기간 지역별 주택 상승률과 관련해선 “매매가 상승률 전국 상위 30곳이 모두 수도권인 반면 매매가격이 하락한 23개 지역은 모두 지방” 이라며 “특히 하락 지역은 매매 수요는 낮고 전세 수요만 많은 대규모 공단 지역이 많다”고 했다. 지방 주택시장 약세에 대해선 “낮은 주택 가격이 투자 수요 혹은 수도권 시장과의 갭 메우기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다주택자 규제 정책 완화 없이는 양극화가 점점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기곰은 결론적으로 ‘좋은 투자처’와 ‘똘똘한 한 채’를 강조했다.
그는 “투자는 타이밍과 투자처 중 하나만 고르자면 투자처가 더 중요하다”며 “좋은 투자처란 실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곳으로, 단지만 보는 게 아니라 지역도 봐야 하며 양질의 일자리가 계속 늘고, 전세가도 꾸준히 상승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 수만 늘리려 하지 말고 순자산을 늘려야 한다. 주택 수만 늘리면 세금 문제에 불리하다”며 “본인이 준비됐을 때 본인의 능력 범위 내에서 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급함을 버리고, 꾸준히 본인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강연을 들은 청중 사이에선 질문세례가 이어졌다. 이른바 ‘똘똘한 집’ 3채를 갖고 있는데, 이를 한 채로 바꾸는 게 낫겠냐는 한 중년 남성 관객의 질문에 아기곰은 “현행 주택정책에선 2채가 가장 이상적”이라며 “세금적 측면에선 고가 2채를 목표로 주택 수를 더 늘리는 것보다는 2채를 보유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아기곰의 강연은 사전 신청 인원만 700명을 훌쩍 넘을 정도로 높은 관심을 모은 만큼 현장에도 인파가 북적였다. 강연 시작 전부터 200여석 규모의 강연장 좌석이 다 차고, 2세미나실에 마련된 동시 중계 공간에도 100여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본 강연장 옆 통로와 뒤쪽에 서서 듣는 이들도 많았고, 아예 강연장 앞쪽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강연을 듣는 이도 있었다. 또한 많은 이들이 휴대폰, 수첩을 펼쳐 중요 내용을 적는 등 ‘열공’ 분위기가 뜨거웠다.
이날 강연을 찾은 30대 여성 이모씨는 “부동산 초보자인데 눈높이에 맞게 설명을 해준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며 “전반적인 시장 흐름을 훑어주니 이럴 때는 (집값이) 오를 수 있겠구나 이해가 됐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대학생 김정연(23)씨는 “지역을 보고 투자하라는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며 “재테크 유튜버 추천을 받아 강연을 듣게 됐는데, (방청을 계기로)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미리 가져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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