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범에 ‘당했다’는데…“김건희-이종호, 수사 시작되자 40차례 연락”

이혜영 기자 2024. 9. 2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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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주가조작 연루 의혹 검찰 수사 본격화되자 집중 연락 정황
이종호 “권오수 권유로 김 여사 아닌 코바나컨텐츠 직원과 통화”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동행했던 김건희 여사가 9월22일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4년 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핵심 인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수십 차례에 걸쳐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김 여사의 혐의를 부인해오던 대통령실은 "계좌가 활용당한 것"이란 입장이었고, 이 전 대표 측은 '연락이 끊겼다'고 했지만 이와 상반된 내역이 확보되면서 의구심이 커진다. 이 전 대표 측은 김 여사가 아닌 코바나컨텐츠 직원과 통화한 것이라며 김 여사와의 직접 연락을 재차 부인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김 여사와 이 전 대표가 2020년 9월23일부터 10월20일까지 40차례에 걸쳐 전화 및 문자를 주고받은 통신 내역을 입수했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인물이다. 최근 2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4억원을 선고받았다. 동시에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시단장의 구명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4년 전 양측의 잦은 연락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이 시기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고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 된 때여서다. 당시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신분이었다. 

검찰은 2020년 9월25일 고발인 자격으로 황희석 당시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소환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의정부지검으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후 같은해 4월 형사1부에 배당했다가 5개월 뒤에 형사6부로 재배당한 뒤에서야 본격 수사에 착수한 상태였다. 

먼저 전화를 건 쪽은 김 여사였다. 황 전 최고위원 소환 이틀 전인 9월23일 김 여사는 이 전 대표 측에 먼저 연락해 세 차례 통화를 한 후 한 차례 문자를 했다. 이 때는 황 전 최고위원에 대한 검찰 소환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때다.  

두 사람의 연락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9월24일에는 전화 7번과 문자 3번이 오갔다. 특히 황 전 최고위원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9월25일 김 여사와 이 전 대표는 무려 9번이나 통화한 것으로 기록됐다. 

황 전 최고위원의 소환 사실이 알려진 때부터 실제 조사가 진행되고, 여진이 이어지던 9월30일까지 일주일 간 무려 36번의 통화 내역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진다. 10월 5·6일과 20일 기록을 포함하면 9월 말부터 한달 간 40차례에 걸친 통신 기록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0월 초엔 검찰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가 진행됐고, 10월20일은 추미애 당시 법무부장관이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윤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한 다음날이다.  

만일 실제로 통화가 이뤄졌다면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휩싸인 인물이자 현직 검찰총장의 부인인 김 여사가 주요 변곡점에서 시세조종 혐의를 받는 이씨와 집중적으로 소통한 것이다. 다만 검찰이 확보한 내역 상에는 두 사람의 구체적인 통화 지속 시간은 나와 있지 않다. 한 쪽이 통화중이었거나 부재중 통화가 얼마나 있었는 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9월1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종호 "권오수 회장이 전화 받아보라고 했다"

이 전 대표 측은 4년 전 김 여사와의 연락 논란을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에 보낸 메시지에서 "통화 당사자는 코바나컨텐츠 직원이었다"고 해명했다.

김 여사와 직접 통화한 것은 아니며, 불발된 경우가 많아 잦은 통화를 했다는 의혹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2020년 9월 도이치모터스 사건 고발 직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지 않자, 권오수 전 회장이 '김건희 대표 측 전화니까 받아보라'고 한 것은 사실"이라며 "코바나컨텐츠 직원과 통화한 주 내용은 당시 고발 건과 관련해 추측성 의혹 보도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JTBC는 이 전 대표가 2021년 11월 진행된 검찰 조사에서 "권오수 전 회장이 '김건희 여사가 계속 전화해서 물어보는데 당신이 좀 알려주라'고 했었다. 그 뒤 모르는 번호로 '김건희입니다' 하면서 전화가 왔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전화를 받자 '김건희입니다'(라고 했다)는 보도는 허위"라며 "통화 외에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보도도 허위"라고 주장했다. '한 달간 40차례 이상 통화'와 관련해서도 "당시 변호사 등과 통화가 많아서 서로 연결되지 않은 경우가 다수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차명폰, 텔레그램 등 제3의 통신수단으로 (김 여사와) 연락할 수 있다는 의혹을 해소한 것"이라며 "오히려 김 여사에게 청탁을 할 관계가 아니라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권오수 전 회장의 아들인 권혁민 도이치모터스 대표(붉은 원)가 2022년 5월10일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VIP(주요인사)로 초청돼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 대표가 당시 앉았던 자리는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친인척 등이 앉은 주요인사석이다. 권 대표 앞 쪽으로 윤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맨 앞 줄 제일 오른쪽) 등 친인척들이 앉아있다. ⓒ코시스(해외문화홍보원)에서 촬영한 취임식 자료사진

현재 검찰은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처분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2심에서 김 여사와 동일한 '전주' 역할을 한 손아무개씨가 방조혐의 유죄를 선고 받았지만, 김 여사와는 차이점이 있다는 게 검찰 입장이다. 관건은 김 여사가 시세조종 범죄 행위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다. 

야권은 주가조작으로 23억원 가량의 이익을 본 김 여사와 그의 모친 최은순씨가 오랜 시간 권 전 회장과 '돈'을 매개로 한 접점을 유지했고, 1·2차 시세조종 당시 유일하게 모두 계좌를 제공하고도 범행을 인지하지 못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김건희 특검법'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김건희 여사는 전생에 양파였나. 까도 까도 끝없이 나오는 양파 껍질처럼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이 줄줄이 터져 나오고 있다"며 "'김건희 특검법' 수용으로 민심을 받드는 것 외에 다른 대책은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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