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앙보훈병원 전공의 110명 중 8명 남아...국가유공자들 “우린 어디로 가나”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의 전공의가 8명만 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보훈병원의 주 환자는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고령 국가유공자들이다. 전공의 부족으로 진료난을 겪고 있는 중앙보훈병원은 고령 국가유공자 일부를 민간 병원에 위탁하고 있다.
6·25전쟁 때인 1953년 2월 대구 제2구호병원으로 설립된 중앙보훈병원은 현재 병상수 1400개 규모(전국 8위), 31개 진료과를 운영하며 하루 평균 4500여명의 외래 환자가 내원하고 있다. 보훈부 산하 보훈공단이 운영하며, 환자의 80% 이상이 국가유공자 등 보훈대상자다.
중앙보훈병원 관계자는 25일 “전공의 파업이 시작된 2월 중앙보훈병원 소속 전공의 110명 중 108명이 병원을 나갔다”며 “5월, 7월에 몇몇 전공의가 돌아와 그나마 8명(22일 기준)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전공의 파업을 기점으로 의사들이 부족해지자 중앙보훈병원은 중증환자를 제외한 환자들을 민간위탁병원에 인계하고 있다.
국가유공자 환자들을 민간병원에 위탁한 이후로 중앙보훈병원에는 매달 수십억 원 규모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공공의료기관으로 부대수입이 거의 없는 중앙보훈병원은 보훈부가 지원하는 국가유공자들의 진료·입원비로 병원 예산을 충당하고 있었다. 각 진료 건마다 보훈부가 지원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전공의 파업 이후로 진료 건수를 줄이면서 지원금도 줄어들었다. 중앙보훈병원 관계자는 “아직 무급휴가를 검토해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간호인력 등에 연차를 권장하고 있다”고 했다.
경증 환자들을 일부 민간병원에 위탁했지만, 남은 환자들을 돌볼 인력도 부족하다. 새벽회진을 맡던 중앙보훈병원의 전공의들이 이탈하자 오전부터 밤까지 근무하는 전문의들이 새벽에도 근무를 하고 있다. 중앙보훈병원의 전문의 A씨는 “총선 즈음에는 전공의들이 돌아올 줄 알고 버텼는데, 어느새 올해가 세 달밖에 남지 않았다”며 “올해 안에 전공의들이 돌아올 것 같지 않아 막막하다”고 했다. 또 중앙보훈병원의 마취과는 전공의 비중이 컸기 때문에 이들이 이탈하자 수술 일정이 연기되기도 했다.
한편 중앙보훈병원 측은 “남은 의료진은 국가유공자 환자 진료에 지장이 안 가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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