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손발 다 싸맨 소방관들 '폭염 속 벌집 제거'에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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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할 때마다 더위가 가장 힘듭니다. 오래 벌집 제거 작업을 하다 보면 눈 보호대에 습기가 차서 앞이 안 보일 때도 많습니다."
송 소방사는 "공격성이 강한 말벌이나 땅에 벌집을 짓는 땅벌 제거는 1시간이 넘게 걸릴 때도 있다"며 "탈진할 수 있기 때문에 소방관들이 번갈아 가면서 제거 작업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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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출동할 때마다 더위가 가장 힘듭니다. 오래 벌집 제거 작업을 하다 보면 눈 보호대에 습기가 차서 앞이 안 보일 때도 많습니다."
태풍 '종다리'가 지나간 21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의 한 다가구주택 처마에 달린 벌집 제거를 마친 송용훈 소방사가 목을 타고 흐르는 땀을 훔치며 말했다.
태풍의 영향으로 오전에도 간간이 비가 쏟아졌지만, 습기 때문인지 폭염을 누그러뜨리진 못했다.
그는 이날 건물 4층 내부 창문을 통한 벌집 제거에 투입됐는데, 열기를 머금은 건물은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주룩주룩 흘렀다.
송 소방사는 "벌집 보호복이 고무 재질인 데다가, 벌 쏘임을 막기 위해 발목과 손목까지 방화복으로 꼼꼼하게 싸매기 때문에 통풍이 전혀 안 된다"며 "한번 보호복을 입고 나면 땀으로 다 젖어 꼭 말려야 다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이번에 신고된 벌집 제거는 약 5분 만에 끝났다.
쌍살벌 10여마리가 주변에 모여있긴 했지만, 이미 벌들이 떠나간 '죽은 벌집'이었기 때문이다.
소방대원들은 살충제를 부착한 원격 말벌퇴치기를 이용해 벌을 기절시킨 뒤 긴 끌개를 사용해 벌집을 떼어냈다.
송 소방사는 "공격성이 강한 말벌이나 땅에 벌집을 짓는 땅벌 제거는 1시간이 넘게 걸릴 때도 있다"며 "탈진할 수 있기 때문에 소방관들이 번갈아 가면서 제거 작업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함께 출동을 나간 조영준 팀장은 "여름철에는 번식기를 맞은 말벌의 활동이 왕성해지는데, (이상 기후 등으로) 날이 꽤 더워지면서 10월 초까지도 벌집 제거 신고가 들어온다"며 "며칠 전에는 독특한 모양의 벌집을 제거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달에만 전북자치도소방본부에 3천403건의 벌집 제거 신고가 들어왔다.
지난 7월에는 3천31건의 신고가 들어왔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천901건)보다 1.6배 많은 수치다.
벌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벌 쏘임 사고도 늘고 있다.
4월에는 3건, 5월에는 7건, 6월에는 49건이던 벌 쏘임 사고 신고가 7∼8월에는 225건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벌집을 섣불리 건들면 벌에 쏘일 수 있기 때문에 자극하지 말고 119에 곧바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말벌에 쏘였을 경우 가려움, 메스꺼움 등은 물론 심각할 경우 숨질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하게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용카드 등으로 밀어 침을 제거하고, 벌에 쏘인 뒤 목이 붓거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벌초나 성묘를 갈 때는 벌이 공격성을 보이는 어두운색보다 밝은 계열의 옷을 착용하는 것도 좋다.
조 팀장은 "벌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벌이 먼저 사람을 쏘진 않는다"며 "벌의 독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위험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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